진격의 에코프로 … 증권가 손놨다
진격의 에코프로 … 증권가 손놨다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3.07.10 19: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인투자자 “오를 것” 믿음 속 매수 `밈주식'
전문가 “분석 영역 벗어나 합리적 설명 불가”

 

최근 에코프로의 주가 상승이 증권가의 전망을 완전히 벗어나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2위인 에코프로가 한국판 `밈 주식'에 가까운 성격으로 바뀌어 기업 펀더멘털(기초여건) 측면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주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사실상 에코프로의 주가 관측에서 손을 놓은 모양새다.

최근 증권사들이 예축한 3개월 내 에코프로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42만5000원이었다. 지난 5월 삼성증권(40만원·투자의견 중립)과 하나증권(45만원·투자의견 매도)의 목표주가에 근거한 평균치다.

그러나 지난 7일 기준 에코프로의 종가는 98만원. 증권가 목표가의 2.3배 수준이다.

목표주가는 증권사가 향후 6개월~1년 안에 해당 종목의 주가가 어느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적정한지를 평가해 산출한 값이다.

목표주가가 실제 주가보다 낮다면 이론적으로는 현재 주가가 과대 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에코프로 목표주가를 낮게 평가했다고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에코프로의 주가는 지난달 초 56만2000원에서 한 달여 만에 98만원으로 74.4% 급등했다.

이 기간 에코프로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은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기본적으로 에코프로가 사업회사가 아닌 지주회사이기 때문이다. 증권가에 지주사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수는 많지 않다.

하지만 무엇보다 에코프로의 주가 흐름이 비논리적이라는 판단 아래 증권사들이 분석에서 손을 뗀 측면이 강해 보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개인 투자자들이 오로지 `오를 것 같다'는 생각에서 사들이는 밈 주식처럼 돼 버렸다”며 “주가 방향을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회사에 대해 굳이 리포트를 쓰는 연구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에코프로의 주가는 분석의 영역을 넘어간 상태”라며 “25조원이 넘어가는 시총 규모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에코프로의 주가가 비논리적으로 상승하는 사이 에코프로그룹의 시가총액은 50조원을 돌파한 상태다.

지난 7일 기준 에코프로(26조951억원)·에코프로비엠(27조3843억원)·에코프로에이치엔(9534억원)의 시총 합계는 총 54조4328억원이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약 81조4천억원) 다음인 시총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 엄경철 선임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