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배프! 베프!
오늘부터 배프! 베프!
  •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학교 사서교사
  • 승인 2023.07.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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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읽기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학교 사서교사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학교 사서교사

 

1998년에 미국 시애틀 공공도서관에서 `OneBook OneCity(한 책 한 도시)' 독서운동을 시작했다. 이 운동은 책 한 권을 다양한 인종, 민족으로 구성된 지역 주민이 책을 읽고 토론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역통합에도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충남 서산 등 여러 도시에서 `한 책 한 도시' 운동을 시작했으며 청주에서도 `책읽는청주'라는 이름 아래 2006년부터 지금까지 한 도시에서 한 책 읽기 운동을 이어 오고 있다.

올해 책읽는청주 아동은 `오늘부터 배프! 베프!'(지안·문학동네), 청소년은 `순례주택'(유은실·비룡소), 성인은 `아버지의 해방일지'(정지아·창비) 3권의 책이 선정되었다. 그리고 올해엔 찾아가는 학교 토론 활동을 지원해 4학년 학생들이 책을 읽고 토론도 했다. 신호등 기법을 활용해 `동물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좋았다. 책과 연계된 토론 활동을 지원해 줘서 학생들과 책을 읽고, 토론을 할 수 있었다. 8월 말까지 독후감 접수도 받고 있어 독후감을 한 번 써 보라고 독려하는 중인데 어떨지 모르겠다.

서진이는 카드가 생겼다며 배프인 유림이에게 자랑한다. 하트 뿅뽕 그려진 카드는 너무 예쁘다. 카드가 생겨 신난 서진이는 유림이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고 싶다. 학교가 끝나고 난 후 유림이와 함께 분식집에 가서 맛있는 떡볶이를 한턱 낼 생각에 기분 좋게 하트 뿅뿅 카드를 들고 간다. 다 먹고 계산하는데, 분식집 아줌마는 아동행복나눔카드는 우리 가게에서는 쓸 수 없다고 한다. 돈은 육백원밖에 없다. 결국 유림이 엄마가 오기로 하고, 서진이는 화장실이 급한 것처럼 그 자리에서 벗어난다. 서진이는 유림이에게 만날 신세만 지는 게 미안해서 유림이 엄마를 위한 선물을 사고 싶다. 그런데 하트 뿅뿅 카드로는 초콜릿도 살 수 없다. 살 수 있었던 참치 통조림을 샀지만, 통조림은 찌그러지고 만다. 속상한 마음을 안고 소망공원에 가서 놀다가 고양이 소망이와 컵라면을 든 김소리와 마주친다. 소리는 1학년 때부터 급식 카드를 썼다며 급식 카드로 밥 먹을 때는 같이 먹자고 한다. 배고플 때 맛있는 거 먹는 `배프'가 되자고 한다.

살펴보면 굉장히 어둡고 암울할 수 있는 현실을 서진이라는 아이의 눈으로 보게 되니 뭔가 낙천적이 된 느낌이다. 아동행복나눔카드, 급식카드라 불리는 카드를 `하트 뿅뿅'으로 부르는 모습을 보며 흐뭇했다. 매번 신세만 지는 유림이와 유림이 엄마를 위해 선물을 마련하고자 하는 마음도 기특했다. 흐뭇하면서도 마냥 달지만은 않은 책이다. 작가의 인터뷰를 보니 작가는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마지막에 서진이가 유림이에게 편의점에 가서 떡볶이를 쏘는 장면을 좋아한다고 한다. 표지에 보면 서진이나 하트 뿅뿅 벨트를 매고 있는데 이게 슈퍼맨 같은 벨트 느낌을 냈다고 한다.

아이보다 오히려 어른들에게 읽어 보라고 권해 주고 싶은 책이다. 아동급식카드 사용을 까다롭게 만든 것은 그만큼 여러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식당 등에서도 급식카드를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가맹점 문제 등의 여러 사정이 있어 그게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아동급식카드를 갖고 있다면 음식값을 아예 받지 않겠다는 음식점이 생기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떻게 해야 본래 취지에 맞으면서 부정적인 사용을 줄일 수 있을지 정말 필요한 아이들이 필요할 때 마음껏 맛있는 한 끼를 먹을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문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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