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통장'을 아시나요?
`저수지 통장'을 아시나요?
  • 노연우 청주시 상당구 세무과 시세팀장
  • 승인 2023.07.09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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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연우 청주시 상당구 세무과 시세팀장
노연우 청주시 상당구 세무과 시세팀장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적은 물건이라도 조금씩 쌓이면 나중에 큰 덩어리가 된다는 의미이다. 십시일반과 비슷한 듯하다.

그러나 우리는 `빨리 빨리'하는 걸 좋아하는 민족이다. 그래서인지 인생에서도 빨리 무언가를 이뤄내길 바랄 때가 있다. 빨리 내 집을 마련하고 싶고, 빨리 종잣돈을 만들고 싶고, 빨리 부자가 되고 싶고….

그러나 빨리 이뤄낸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사람은 각자의 속도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 속도에 맞춰 자기 자신의 자산을 가꿔 나가는 것이 빨리 부자가 되는 것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열심히, 똑똑하게 모았어도 쓰는 것은 한순간임을 기억하며 돈을 모으는 것보다 쓰는 곳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는 부자가 되는 시작의 하나로 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법을 알리고 싶다.

첫째,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고정 지출과 자동이체되는 저축 금액을 하나의 통장으로 저장한다. 이 통장을 급여통장이라 한다.

매달 급여 등 소득이 들어오면 고정 지출과 저축 금액을 남겨두고 나머지 금액을 다른 통장에 이체해야 한다.

고정 지출과 저축은 자동이체로 빠져나가거나 특정한 날에만 지출되기 때문에 통장에 남겨두고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둘째, 변동지출 항목을 파악하고 소비통장을 만든다. 월 소득에서 고정 지출과 저축을 제외한 변동지출 항목 통장이다. 항목별로 계산한 후 급여통장에서 고정 지출과 저축을 제외한 금액을 이체하면 된다.

셋째, 저수지 통장으로 월 지출과는 별개의 개념이다. 매월 소득의 10% 정도를 자동이체 또는 여윳돈을 수시로 저수지 통장으로 이체해 저수지에 물이 고여 있는 것처럼 활용하면 된다.

이 돈이 매월 적립되면 매년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목돈지출과 예상하지 않은 지출에 대비할 수 있다. 저수지 통장에 최소 월 소득의 100% 정도를 매년 적립해 저수지처럼 일정 수준 돈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

만일 이 통장이 없다면 추가적인 지출에 대해 신용카드 할부로 구매하게 된다. 그러면 다시 월 지출관리를 위한 시스템이 무너지게 된다.

“돈 관리는 매월 얼마를 언제, 어디에 썼는지 파악하고 기록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을 만들고 항목별로 매월 말 결산일에 목표한 금액만큼 적절하게 지출했는지 점검하는 것이다”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나는 20년 이상 된 증권 계좌가 하나 있다. 매일 이자가 붙고 상시 입·출금 가능한 CMA 계좌로 곧 나의 저수지 통장이다.

처음에 개설할 때는 50만원 정도로 시작한 듯싶다.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이 계좌에 이체해 왔다. 이 통장에서 평소와 다른 지출인 가족의 결혼 및 기타 축의금, 신규 자동차, 전자제품 등을 구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항상 잔액은 저수지 물처럼 고여 있다.

누구나 단돈 몇 십만원으로 시작해도 몇 년 후엔 아무리 써도 마르지 않는 자신의 든든한 저수지 통장이 되어 있으리라 믿으며 아직 `저수지 통장'이 없는 사람이라면 지금부터 시작해 보길 바란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을 실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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