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진천 치유의 숲에는
지금, 진천 치유의 숲에는
  • 신준수 산림치유지도사·시인
  • 승인 2023.07.06 1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임즈 포럼
신준수 산림치유지도사·시인
신준수 산림치유지도사·시인

 

온 산이 허브다.

허브는 라틴어 herba(헤르바)에서 유래하지만, 잡초를 비롯한 온갖 풀들이 허브의 범주에 속한다. 예부터 약이나 향료로 써 온 식물을 비롯해 우리가 즐겨 먹는 파, 부추, 방아잎, 깻잎도 허브에 속한다.

즉, 진천 치유의 숲이 자리하고 있는 무제산 자락에는 약초나 식용 가능한 풀 나무 등 우리 몸에 이로운 식물이 많다는 뜻이다.

그에 더해 진천 치유의 숲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뛰어난 식물을 따로 가꾸어 기르는 농장이 있다. 우리는 이곳을 `힐링 정원'이라 부른다. 힐링 정원에서는 로즈메리, 초코민트, 애플민트 등 각가지 허브와 채소들을 가꾸고 있다.

요즘은 이곳에서 기르는 허브를 이용한 `허브 식초'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다.

`허브 식초'는 허브 식물이 가지고 있는 테르펜 성분과 향을 식초에 녹여 향과 맛이 잘 우러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잘 발효된 식초는 우리 몸에서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이는 감각 기관을 자극해 신경 신호로 변환시켜 약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치유의 숲에서는 발효된 식초를 이용한 샐러드 시식이 가능하다. 샐러드는 갓 뜯은 채소와 허브, 한련화 꽃이 만나 힐링의 극치를 이룬다.

체험객들은 허브와 채소를 손질하고,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정화된다고 한다.

진천 치유의 숲에는 나무 데크로 이어진 물소리 길이 있다. 물소리를 따라 걷는 내내 구간 구간 다른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참나무 숲에서는 도토리 향기가, 소나무 숲에서는 솔방울 향기가, 뽕나무 숲에서는 오디 향기가 난다. 오래된 자연, 그대로의 향기다.

느리게 느리게, 조금 더 걸으면 저마다의 형태로 하늘을 향해 치솟은 잎갈나무 군락지를 만난다. 쉼 명상 장소다.

각자 들고 간 매트를 벤치에 깔고 하늘을 향해 눕는다. 주변의 모든 나무가 나를 향해 존재하는 것 같은 황홀함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나뭇잎도 나를 향해 빛나는 듯하고, 높이 흘러가는 저 하늘의 구름도 나를 위해 존재하는 듯한 생각이 든다. 이때 사람은 자존감이 높아진다. 마음의 안정과 평온함을 느낀다. 치유의 숲에 깃든 매력이다.

명상 쉼터를 지나면서 길게 이어진 걷기 명상길은 작은 능선을 넘어 계곡 물소리와 더불어 오래된 오동나무 아래서 끝이 난다.

진천 치유의 숲은 요즘처럼 오락가락 비 오는 날이 더 운치가 있다. 톡, 토속 우산을 치고 흐르는 빗방울 소리는 마치, 죽비소리와도 같아서 마음을 다잡고, 복잡한 마음을 정돈하기에도 제격이다.

치유의 숲을 가볍게 산책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표정도 명쾌하다. 이 모든 것이 단지 좋은 공기 때문은 아니다.

말로 마음으로 형용할 수 없는 자연의 힘이다.

내추럴빙(natural-being)이 화두다.

인류의 역사는 숲에서 시작해 숲과 함께 발전해 왔으니 인간에게 원천적인 고향이며, 모태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내추럴빙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이다.

숲은 부작용이 없는 치료 약이고 보약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