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 어린이집에서는 매달 아픈 지구를 위한 지구 지킴이 약속을 실천하고 있다. 매달 주제가 달라지는데, 양치컵 쓰기, 음식 남기지 않기, 외출 시 물병 가지고 다니기 등 주제별로 약속을 실천할 때마다 인증샷을 찍어 카페에 올리면 작은 선물도 받는다.
반 아이들과 경쟁이 붙는지 큰아이도 늘 그 달의 주제를 실천하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지구가 아파서라기보다는 선물 받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 같지만 조금씩 습관으로 자리 잡는 걸 보니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나씩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늘려가는 아이를 보며 나의 생활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집에서 안 쓰는 콘센트는 뽑고 있는지, 꼭 필요한 것만 사고 있는지,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지는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수거하며 배출하고 있는지 막상 내가 실천하는 것에는 늘 다음으로 미루면서 귀찮아했던 것 같다.
지구가 아파서 생기는 기후변화는 이제 우리 생활에 근접한 위협으로 다가왔다. 강도 높은 태풍이 잦아지고 하루아침 새 폭우가 내리는가 하면 찌는듯한 때이른 더위는 5월부터 실감했다. 이로 인한 전염성 질병체가 늘고 농작물의 수확량도 줄어들었다. 해외 곳곳에서는 역대 최악의 폭염, 대거 홍수 등이 연일 보도되고 있지만 그 변화를 `체감'하면서도 우리의 `변화'는 참 더디기만 하다. 앞으로 온도가 단 1도만 상승해도 해수면 상승으로 발리, 몰디브의 면적이 반 이상 줄어든다고 한다는 지구,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살아갈 환경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어있지는 않을까? 이제는 정말 우리 모두가 변화해야만 한다.
사실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런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국가와 기업에서 시행하는 재생에너지 상용화, 탄소 포집 기술을 활용한 산업 분야 개선,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등 굵직하고 제도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개개인의 노력도 절실하다는 것을.
그렇게 거창하지도 어렵지도 않다. 실내 적정온도 유지, 일회용품 줄이기, 물 아껴 쓰기 등 우리가 어릴 때부터 꾸준히 들어오던 말들을 `실천'하면 된다. 잘 알고는 있는데 실천이 힘들다. 당장 오늘부터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조금씩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
우선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를 빼고, 메일함에 들어있는 불필요한 메일을 삭제하기, 사무실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은 개인컵?텀블러로 사용하기, 실내 적정온도 유지 등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노력을 실천해 보는 것이다.
비록 어린이집처럼 작은 선물을 받을 순 없겠지만, 각자의 작은 노력으로 우리는 물론, 자라날 우리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 맑은 공기, 건강한 자연이 있는 지구에서 살 수 있는 환경의 선물을 남겨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열린광장
저작권자 © 충청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