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사회로의 첫 발돋움
신뢰 사회로의 첫 발돋움
  • 백현진 청주시 분평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 승인 2023.06.2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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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진 청주시 분평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백현진 청주시 분평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청렴`을 외치며 임용장을 받아들고 공직으로의 첫 발걸음을 내디딘 지 1년이 지났다.

두 손으로 고이 받아든 '청렴`이라는 단어는 낯설고 어려웠지만 나는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틈도 없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공무원`이 되었다.

그러나 청렴은 내가 깊이 생각해 보기도 전에 이미, 공직의 문을 두드린 순간부터 나의 '모든 것`을 철저히 응시하고 있었다. 두근거리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처음 공무원 행정 서비스 포털에 로그인하여 `비위 없는 날' 카운트업을 마주한 날 나는 비로소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으나 모든 것을 알게 된 공무원이 되었다. 청렴은 공직자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이며 감시자라는 진리를 절실히 깨닫게 된 것이다.

공공기관에 있어 청렴이란 단순한 행동 방침이나 직업윤리와는 궤를 달리하는 차원의 개념이다. 심지어 청렴하다는 것은 공직자의 자질을 판단하는 한 가닥의 평가 요소조차 될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기에, 성적을 매기듯 열거한 `보통 청렴한/청렴한/아주 청렴한 공직자' 따위의 개념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까닭이다.

그러나 최근 `보통 청렴한 공직자'라는 개념을 양성화하려는 듯한 만연한 부패 행위들이 국민의 사회 불신을 야기하는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2022년도 부패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사회가 부패하다'라고 응답한 일반 국민의 비율은 54.1%에 달한다. 부패가 발생하는 원인에 있어 `정치인과 공직자의 부패'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그 손가락이 정확히 우리 공공기관을 지목하고 있음은 자명하다. 가장 투명해야 하고 실제로 `그렇게 인식되어야 할' 공공기관이 되려 사회 불신의 촉매가 되고 있다는 것은 뼈아픈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신뢰는 자본이다. 신뢰는 '사회적 자본`으로서 사회 내의 모든 집단들 간의 협력을 촉진시키는 매개체가 되며, 공동이익의 증진을 논할 때 물적 자원이나 인적 자원과 함께 빠질 수 없는 절대적인 요소이다. 또한 신뢰는 국민의 정치적 관심과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민주주의 사회의 자양분과 다름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공공기관 및 공직자의 존재 이유가 민주주의 기본 이념 하에 국민의 삶을 번영시키는 것에 있다면 우리 공직자들은 반드시 온 힘을 다하여 사회 불신을 기폭 하는 부패 행위를 배제하고 신뢰 사회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는 모범 시민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공공기관의 모든 성과 및 정책이 국민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공공기관의 투명성 증진과 공직자의 청렴의식 제고는 어느 상황에서든 달성되어야 할 최우선의 과제일 것이며 그 자체가 행동 강령으로서 철저히 지켜져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보통 `청렴한 공직자'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없듯이 공직 사회의 부정부패가 일부 공직자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님을 공직자 개개인이 가슴 깊이 새기는 청렴 문화가 확산되기를 소망한다. 또한 우리 공공기관이 신뢰 사회의 든든한 기둥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나부터 청렴 문화의 주체인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공무원'이 되겠노라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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