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시대 보훈의 새로운 의미를 담다
우주시대 보훈의 새로운 의미를 담다
  •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 승인 2023.06.21 18: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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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호국의 역사, 보훈의 현재, 통일의 미래'와 같은 표현이 본래의 보훈의 의미를 잘 보여줍니다. 국가보훈대상자라는 가장 큰 개념에 독립유공자, 참전유공자, 국가유공자, 보훈보상대상자, 고엽제후유증환자 및 2세환자, 특수임무유공자, 5·18민주유공자, 제대군인 등 다양한 유형의 보훈대상자가 개별 단행법에 따라 국가보훈부(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올 6. 5.자로 국가보훈처에서 격상 개편)를 주무부처로 하여 예우·지원되는 것이 본래 보훈입니다. 이외에도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과 같이 행정안전부가, 특수임무수행자 보상과 같이 국방부가, 의사상자 등과 같이 보건복지부가 주무부처가 되어 공훈에 대한 보상을 지원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보훈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일제강점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자연스레 독립유공자 및 참전유공자가 국가보훈대상자의 으뜸으로 취급되고 있고, 보훈은 전통적으로 국가에 대한 `희생'을 예우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왔지만, 이제 더욱 변화무쌍한 시대에 접어들면서 보훈을 국가에 대한 `헌신'의 의미에서 더 강조하게 된다면 지난 5월 25일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에 기여한 애국자들 역시 대한민국에 위대한 헌신을 한 사람들이 됩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로도 이용될 수 있는 발사체기술은 국제사회에서 미사일기술통제체제에 따라 기술 이전이 금지되어 있고, 우주기술은 첨단기술의 집약이라서 아무리 동맹국이라도 공유하기 어렵습니다. 우주를 자유롭고 평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우주발사체기술 확보를 위해 유일하게 러시아와 기술협력을 하게 되었고, 러시아산 1단 로켓을 달고 성공한 것이 불완전한 기술자립이지만 `나로호'입니다. 2009년과 2010년 실패를 딛고 2013년 마지막이었던 3차 발사에서 성공하여 11번째 Space Club에 들게 되었습니다(10번째가 탄도미사일이 아닌 우주발사체임을 주장하는 북한임).

나로호 발사에서 힘을 얻어 작년 6월 및 지난 5월에 연달아 완전한 기술자립으로 우주발사에 성공하여 7번째 우주선진국으로 도약합니다(2021년 1차 발사 실패 ; 앞선 우주선진국으로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를 주축으로 하는 유럽연합, 인도, 일본이 있음). `누리호'입니다. 앞으로 300톤보다 큰 500톤의 추력으로 더 높은 궤도에 쏘아올릴 예정이고, 2032년까지 이를 바탕으로 달 탐사선을, 군과 국가정보원에서는 정찰위성을 2025년 전후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주시대의 개막은, 위성을 쏘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막대한 비용을 이제 외국에 지불하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때에 우리 나로우주센터에서 우리 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나라로부터 위성 제작과 발사를 의뢰받아 막대한 국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상호 아주 이질적 영역인 보훈과 우주를 두고 접점을 찾기란 어려워 보이지만, 필자가 소위 시장성 없는 보훈 관련 쟁송과 보훈심사를 비교적 많이 수행하고, 항공우주법을 강의하면서 보훈과 우주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우주발사 성공이라는 대단한 역사적 이벤트에서 보훈을 생각해 본 것입니다.

우주산업 종사자들에게 국가보훈부가 예우와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암울한 역사인 한국전쟁이 100주년이 되는 2050년이면 일제강점과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는 자연 소멸할 것이고, 우주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이 전통적인 보훈의 의미를 넘어 다양한 영역과 의미에서 국가에 헌신하는 이들을 위해 바람직한 국가의 역할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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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락 2023-06-21 22:00:30
보훈의 의미, 우주, 통일 공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