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도서관 건립 필요하다
충북도립도서관 건립 필요하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3.06.1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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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충북도가 운영하는 도립문화기반이 전무한 가운데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문학관 등 대표 문화시설 건립에 시동이 걸렸다. 도는 지난 5월에 충북문화재단 주최로 도립문화기반시설 건립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4대 대표 문화시설 건립에는 예산 문제가 가장 핵심사안이었다. 타 지자체의 경우 공연장 하나 짓는데도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고 있고, 미술관이나 도서관의 경우도 800억~1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야만 가능한 시설이란 점에서 가시밭길이 예견됐다. 더구나 충북도의 예산을 고려할 때 쉽지 않다는 부정적 견해와 예산을 수립하고 행정절차를 밟아 추진하기까지도 최소 5년이 걸리는 만큼 서두르자는 의견도 비등했다.

예산에 대한 어려움에도 문화시설 건립은 충북도민의 삶의 질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시설 건립의 타당성은 충분하다. 언제까지 예산을 이유로 지역민들의 문화적 일상을 뒤로 미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충북은 2023년 현재 도립문화기반시설이 단 한 곳도 없는 유일한 광역지자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국·공립으로 운영되는 공연장, 미술관, 도서관, 문학관 등 4개 문화시설은 전무하다. 먹고살기 어려운 시대가 지나고 문화예술이 대세임에도 도에서 운영하는 문화시설이 없다는 것은 충북의 문화지표라 할 수 있다. 이는 충북도민의 자존심에도 스크래치가 아닐 수 없다.

전국 현황을 보면 전국 17개 시·도가 운영하는 공연장, 미술관, 도서관, 문학관 등 4개 문화시설은 총 82개다. 전국 시·도별로는 충남과 전남, 경남이 총 11개로 가장 많은 문화기반시설을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전북이 10개로 뒤를 이었다. 수도권에 쏠려 있을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흔히 도세와는 다른 수치를 보여주는 문화시설을 고려한다면 충북이 그동안 문화예술에 관심이 없었다는 간접증거이기도 하다.

광역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연장은 충북과 강원도만 없다. 미술관은 충북과 강원, 경북이 없고 충남은 현재 건립 중이다. 도서관 역시 충북과 강원, 경기에만 없고, 도립문학관은 충북, 서울, 대구, 광주, 울산, 세종, 제주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 규모로 운영될 수 있는 도립문학관조차 없는 충북의 문화지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도립문화기반시설이 전혀 없는 가운데 충북의 열악성은 지역문화예술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매년 공연장이 없어 대관에 목을 매야 하고, 그나마 시 단위 지자체에 60% 이상이 쏠려 있어 도농 문화지표도 격차를 드러내면서 지역소멸로 이어지고 있다.

도시를 탈출해 지역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문화시설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은퇴 후 농촌 생활을 꿈꾸거나 시작하는 이들은 문화를 향유하고 우선으로 고려하는 계층이다. 여기에 자녀를 둔 젊은 부모들은 어린 자녀의 교육과 연관된 문화시설이 없어 지역을 떠나고 있다. 지역민 유치와 정착을 위해 지자체가 무엇을 우선해서 정책화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충북도가 추진하던 도립도서관 건립이 제동이 걸렸다. 애초 800억 원의 예산으로 추진할 계획이었던 도는 충북교육청과 예산을 절반씩 출연하는 안으로 잡았다. 하지만 최근 충북도교육청이 지자체 도서관 건립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불가입장을 밝히면서 도립도서관 건립이 원점에서 재검토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제로에서 논의가 될 처지가 됐지만 충북도와 충북교육청에 충북의 발전을 위한 양보와 결단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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