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밑까지 다가온 기후위기
턱밑까지 다가온 기후위기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3.05.29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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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지난 연휴 내내 많은 비가 내렸다. 이른 5월 장마라고는 하지만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이상기후 현상을 생각하면 기후위기는 우리 턱밑까지 다가온 것 같다.

우리나라에 연일 비가 내릴 때 50년 만에 강력 태풍이 발생한 괌은 초토화되었다. 갑자기 불어닥친 태풍 탓에 세계적인 관광지인 괌은 생필품 대란은 물론 도시 전체가 마비되는 사태를 보여줬다. 태풍에 발이 묶인 한국 여행객 3000여명도 태풍 발생 9일 만에 한국 국적기로 귀환한다고 하니 태풍 피해가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하기 충분하다.

이처럼 올해도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와 기상이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기후위기라는 말이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이상기온과 이상기후로 나타나는 징후들이 더 강력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더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기후 변화는 전 세계에서 자연재해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아프가니스탄은 혹독한 겨울 한파로 사람과 동물들이 죽는 일이 벌어졌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도 한파가 몰아쳐 얼지 않는다는 염분 호수마저 얼어붙게 했다.

그런가 하면 우리와 반대편에 있는 남아메리카 지역은 극심한 가뭄에 고통받고 있다. 아르헨티나 중북부와 칠레 중부, 우루과이, 브라질, 볼리비아가 극심한 가뭄 지역으로 분류되는데, 특히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는 2달 동안 강수량이 3㎜에 불과해 비정상 가뭄을 겪고 있다고 한다.

미국과 유럽, 태국과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때 이른 폭염으로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하며 이상고온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5월임에도 낮에는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다가 밤이면 서늘해지는 한국도 이상고온의 한가운데 놓여 있어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기후변화는 80억 인구의 의식주와 깊은 연관 속에서 더 강력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23일 세계기상기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기온 상승으로 극한적 날씨가 발생하는 빈도와 강도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지난 50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홍수와 태풍, 가뭄 등 각종 기상이변으로 200만명 이상이 숨졌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인명 피해의 90%가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수와 태풍 등 위험한 날씨 정보를 예측해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조기경보 시스템이 부족한 국가들의 피해가 컸던 것이다.

보고서는 또 `기후변화 마지노선'인 1.5도가 5년 내 뚫릴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기온 상승폭이 1.5도를 넘어설 가능성이 66%에 달한다는 발표다. 2020년 당시만 해도 1.5도를 넘길 가능성이 20%에 그쳤던 것이 불과 2년여 만에 60%를 훌쩍 뛰어넘은 셈이다.

과학자들은 1.5도 기온이 상승하면 지구 생태계 파괴의 악순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해왔다. 극지대의 해빙과 해수면 상승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생존을 위협하는 지구촌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기상이변이 눈앞에 속출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어렵지만 탄소 중립에 매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생활 속 실천율은 낮다. 우리 스스로 작지만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방법을 찾아 실천에 옮겨야 한다. 지구온난화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한 우리의 작은 실천이 담보되지 않으면 이상기온은 더 빠른 속도로 인류를 위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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