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프로젝트
골든타임 프로젝트
  • 김금란 부국장
  • 승인 2023.05.1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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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일상으로 돌아왔다. 3년4개월 만이다. 신체 일부처럼 매일 입을 감쌌던 마스크도 벗었다.

문제는 마스크 착용 탓에 아이들의 언어와 사회, 인지 발달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학교를 가도 마스크를 쓴 채 온종일 수업을 받고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혼자서 마스크를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밥을 먹어야 했다. 혼자 생활하는 데 익숙해진 아이들은 친구와 노는 것도 낯설어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교육전문가들은 영유아의 언어발달과 학령기 아동 및 청소년의 발달 지연, 학습 결손을 걱정했다. 역시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충북도교육청이 유치원, 어린이집 교사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코로나19 교육결손 회복지원을 위한 영유아 지원방안' 설문 결과 응답자의 95%가 코로나19 이후 유아의 발달 지연의 심각성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발달상 차이를 느끼는 영역으로 응답자의 44.3%가 언어발달을 1위로 꼽았다. 이어 사회·정서 발달(39.2%), 신체발달(12.2%) 순이었다. 발달이 지연된 유아의 지원 및 교육회복 방안을 위해 교사들은 `발달지연 유아의 조기 발견 및 치료 지원'(32.6%)을 최우선으로 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도 마찬가지다. 도내 초등 1, 2학년 교사 527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7.7%가 발달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체험학습, 실외활동 감소로 아이들의 혼자 놀이가 증가했고 혼자 노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기중심적 성향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또한 친구들과 상호작용이 줄고 스마트 기기에 노출된 시간이 길어지면서 어휘표현과 이해력이 낮아졌다고도 지적했다.

언어, 사회·인지발달 등이 지연되면서 전문기관과 연계한 학습클리닉 치료지원 학생 수는 2020년 68명에서 2021년 207명, 2022년 341명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3월 말 기준 18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로 인한 학생들의 교육격차, 발달 지연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정책네트워크 정보센터에 보고된 외국 교육동향을 보면 영국 정부는 최근 2030년까지 90%의 아동들이 중등학교 입학 전에 읽기, 쓰기, 수학 과목에서 국가 교육과정의 표준 점수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는 총 50억 파운드(한화 약 7조 7454억원)가 투입된다. 영국 사회정의연구소 연구결과에 따르면 2022년 영국의 6학년 아동 중 41%에 달하는 학생이 문해력과 수학 과목에서 표준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소 측은 팬데믹으로 인해 발생한 장기간의 학습 결손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이며 현재 영국의 교육격차는 최근 10년 중 가장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 정부는 모든 학년의 수학과 쓰기 및 읽기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계획에 착수했다. 수학능력 향상을 위해 온타리오 주 정부는 2023~24학년도에 7100만 달러(한화 702억7935만원) 이상을, 읽기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1억9000만 달러(한화 약 1078억9365만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충북도교육청은 언어습득의 결정적 시기에 마스크와 함께한 유아 및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아동 발달 결손 회복을 집중 지원할`골든타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도교육청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초등학교 1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글해득 수준 진단검사와 1대1 밀착 케어를 위한 언어·학습 지원 튜터 지원, 초등학교 1, 2학년 놀이 학년제, 언어·학습 지원 학부모 온라인 클리닉 상담개설, 골든타임 전문가 TF 구성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내 아이만 발달이 더디고 느린 줄 알고 불안해했던 학부모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공교육의 울타리가 얼마나 든든한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도교육청이 증명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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