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초동 대응으로 확산 막아야
철저한 초동 대응으로 확산 막아야
  • 하성진 부장
  • 승인 2023.05.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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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하성진 부장
하성진 부장

4년4개월여 만에 다시 전국이 구제역 비상에 걸렸다. 청주 소재 한우 농장 2곳에서 가축의 침 흘림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이 확인돼 정밀 검사를 진행한 결과 1곳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확진 판정이 난 농장에서는 한우 93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방역당국은 이들 한우의 살처분에 나설 계획이다.

의심 신고가 접수된 두 농장은 앞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농장으로부터 약 200m 떨어진 곳에 있다.

청주에서는 앞서 북이면 소재 한우 사육 농장 4곳에서 잇따라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왔다.

이로써 국내 구제역 발생 농장은 5곳으로 늘었다.

그동안 구제역은 2019년 1월28~31일 3건, 2018년 3월26일~4월1일 2건, 2017년 2월5~13일 9건, 2016년 1월11일~3월29일 21건이 발생했다.

충북도는 구제역 발생 농가에 초동방역팀을 긴급 투입해 사람과 가축 등의 이동을 통제하며 긴급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또 구제역 추가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청주 인근의 보은, 괴산, 증평, 진천 등에 백신을 추가 접종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초동 대응이 중요하다. 다행히 이번 구제역은 국내 사용 백신으로 방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청주 한우 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의 VP1(639 염기) 부위를 분석한 결과 `O ME-SA Ind 2001e' 유전형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9~2020년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 분리주와 매우 높은 상동성(98.8%)을 나타냈다. 2017년과 2019년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와 유전형은 같지만 비교적 낮은 상동성(94.7~96.3%)을 보여 해외에서 유입됐을 것으로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추정했다.

또 청주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국내에서 사용 중인 백신주(백신 항원)와 매칭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면 청주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O ME-SA Ind 2001e)를 방어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이다. 이번 구제역 발생지는 축사 밀집 지역인 데다 발생 농장에 사료 차량 등이 드나들었고 이들 차량이 전국적으로 329개 농장을 출입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충북은 물론 전국의 소·돼지 사육 농가와 자치단체가 긴장하는 이유다.

확산 차단을 위해선 사육 농가에 대한 차량과 사람의 출입 통제, 검사와 소독 등 초기 차단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 발생 지역 우제류 가축의 반입 제한도 필수적이다.

구제역은 소, 돼지, 양, 염소 등 발굽이 갈라진 동물에 발생하는 제1종 바이러스성 법정 가축전염병이다. 전염이 빨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위험한 A급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을 정도다.

초기 대응 실패에 따른 악영향은 이미 학습효과를 통해 알고 있다.

과거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은 탓에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렸고, 이는 걷잡을 수 없는 확산으로 이어졌다.

2014년 12월 진천에서 발생한 이후 33개 시군에서 185건이나 발생했다가 진정됐다.

2010년에도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초동 대응 실패로 전국으로 확산했다. 이 때문에 3조원 가까운 피해를 냈던 경험을 기억해야 한다. 한 번 뚫리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기에 초동 대응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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