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도 오랜 단골집 같은 카페"
"처음 가도 오랜 단골집 같은 카페"
  • 오영근 기자
  • 승인 2023.05.1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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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면 '문상윤의 커피이야기'

나제 접경지였던 문의는 고려 때 지명으로, 문헌상으로는 세종실록지리지에 처음 등장한다. 고려초 일륜선사가 도량처를 찾기 위해 유람하다 이곳 양성산에 올라보니, 산아래 펼쳐진 너른 들에 명랑한 기운이 가득하여 ‘앞으로 저곳은 문(文)과 의(義)가 크게 일어날 것”이라 한 이후 이곳을 문의(文義)라 하였다.
현재 문의면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양성산 자락의 미천리는, 예전 산중에 있던 절에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쌀(米)씻은 물이 내(川)를 이루어 미천리(米川里)로 불렸는데, 옛 이름은 새미실이다. 삼국시대 군사적 요충지였던 양성산도 신라 때 화랑출신의 고승 화은스님이 승병을 일으켜 양승산(養僧山)으로 불리다 양성산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하는 것으로 보아 이 지역은 불교와의 인연이 깊다.
문의면 미천리에는 독특한 상호의 카페가 있다. 이름하여 ‘문상윤의 커피이야기(Moon’s Coffee Story)’. 식품학을 전공한 주인장은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커피의 향과 맛에 반하여 커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오롯이 커피를 즐기기 위한 공간의 필요성 때문에 2020년 4월 카페를 열었고, 지금껏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카페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말에만 연다. 그것도 금,토 이틀은 문상윤박사가, 일요일 하루는 문박사의 이모님께서 관리한다. 이모님은 충남대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한국미술대전, 대전시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계신 이언숙화백, 카페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다양한 그림들은 그녀의 작품이다. 문박사로부터 전수받은 이화백의 커피 또한 문박사 커피와 진배없다.
메인 블렌딩은 콜롬비아를 베이스로 브라질과 케냐를 섞는데 매달 한번 정도 약간씩 비율에 변화를 준다. 브라질이 아닌 콜롬비아를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대체로 맛이 부드럽고 향미가 뛰어나다. 또한 커피의 다양한 맛과 향을 위해 매주 10가지 넘는 싱글 오리진 원두를 따로 준비한다.
계절에 따라서도 커피는 조금씩 변한다. 늦봄부터 초가을까지는 상큼한 늬앙스를, 늦가을부터 초봄까지는 단향의 부드러운 커피를 지향한다. 또 약배전은 5일, 중배전 이상은 3일을 기준으로 에이징을 하는데, 이를 위해 각각 일요일과 수요일에 로스팅하여 금요일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조정한다.
2019년에는 ’Coffee, -바리스타가 꼭 알아야 할 원두에서 카페관리까지-‘란 책을 냈다. 원두에서부터 추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카페의 창업과 경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커피관련 정보가 가득한 커피입문서이다.

정연정 문화경제학자
정연정 문화경제학자

보통은 오전에 매장 점검을 한 후 오후부터 커피를 추출한다. 그의 카페엔 특별한 시그니처가 없다. 매주 준비하는 다양한 드립커피가 시그니처라면 시그니처. 주인장은 다양한 커피품종을 통해 각각의 독특한 커피문화를 손님과 함께 공유하고 싶어한다.
요즘처럼 날씨좋은 주말, 청남대, 대청댐, 문의문화재단지, 마동‧벌랏마을, 월리사 등을 둘러보고 가성비 좋은 동네식당에서 요기한 뒤 식후에 향기로운 커피가 생각난다면, 이름을 걸고 커피에 진심인 ‘문상윤의 커피이야기’에 들러 보시라. 주인장 마음처럼 처음 가도 오랜 단골집 같은, 자주 다녀도 늘 새로운 느낌을 주는 ‘커피박사 문상윤만의 공간’을 만날 수 있다./문화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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