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와 호수의 차이
저수지와 호수의 차이
  • 김영환 충북지사
  • 승인 2023.04.30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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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영환 충북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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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이것을 민선 8기 도정의 비전으로 제시한 데는 우리 지역의 자연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건 당연히 `물'이다. 4대강이라 불리는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을 보자.

기호, 호서, 영남, 호남의 젖줄로 제각각 강원 충북·경기, 전북과 충남·북, 경남·북 그리고 전남 땅을 촉촉이 적신다.

그런데 여기서도 돋보이는 한 곳이 있다. 충청북도다. 하나의 강만 흐르는 여타 지역과 달리 우리만 큰 강 두 개(한강, 금강)를 거느린다. 달리 `레이크파크'(Lak epark)가 아니다. 한강, 금강의 변신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충주호와 72㎞의 긴 물길을 자랑하는 대청호, 이 두 호수를 품었으니 당연히 우리 충북은 `호수공원'이라 자칭할 만하다.

`르네상스'(Renaissance·프랑스어)는 `재탄생.' 다시 말해 `환골탈태'(換骨奪胎)를 말한다. 풀이하면 우리의 위대한 유산인 두 강을 바탕으로 세상의 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해 `혁신'하자는 것이다. 어디 물만큼 소중한 자원이 또 있을까.

그 점에서 충북은 복 받은 땅이다. `물 부족' 국가로 전락한 작금엔 더더욱 그렇다. 그러니 지켜야 할 수자원을 혁신의 기반으로 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혁신이 뭔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치를 찾아내 세상은 더 낫게 이끄는 과정이다.

그 혁신, 물을 마시는 것으로만 국한한 1차원 시각에서 벗어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저수지를 보자. 그 물 용도는 농사다. 그래서 농민 외엔 관심이 없다. 그런데 실제도 그럴까. 아니다. 보는 이에 따라 다르다. 눈 밝은 건축가에겐 집 지을 터고 감성 풍부한 예술가에겐 영감의 소산이 된다. 제네바 호수의 스위스 호반에선 수면에 꽂힌 거대한 포크가 관광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라 포셰트'(La Fourchette)라는 작품인데 그 효과는 놀랍다. 이것 하나로 호수가 미술관으로 변한 것이다. 농업용수의 저수지를 바라만 봐도 행복하게 만드는 감성의 호수로 바꿀 수만 있다면…. 그게 레이크파크 르네상스가 추구하는 혁신이자 도전이요 실험이다.

청남대 본관 전경
청남대 본관 전경

저수지 한가운데 펜션을 지어 띄우면 어떨까. 호반의 물 위에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어도 좋을 듯하다. 그러면 아무도 찾지 않던 저수지로도 발길이 이어질 것이다. 해질녘 서편 하늘을 물들이는 노을을 보며 거기 앉아 커피와 와인까지 홀짝인다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757개 도내 저수지를 이렇듯 저마다 아이디어로 가꾼다면…. 누군가는 꿈 깨라고 힐난할 수도 있다. 부여시내 반산저수지의 수상 한옥을, 코펜하겐 항(덴마크)의 인공섬 프로젝트 `파키펠라고'(Parkipelago)와 수상 카페 `그린아일랜드'를 알지 못한다면. 런던시는 하이드파크 안 연못을 다리와 건물 포장으로 이름난 설치예술가 크리스토와 장 클로드 같은 대가의 부유 작품으로 장식해 시민에게 선물하고 있다.

그런 대지의 예술은 우리도 도전 중이다. 이런 랜드아트(Land Art)를 우리 땅과 물에서 시도할 참인데 첫 대상은 비닐하우스 단지다. 자체에 지녀진 조형적 아름다움과 시각적 특이함을 대지예술로 승화시키려는 것이다. 관련해 꼭 밝히고 싶은 게 있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와 관련한 이 모든 노력과 시도의 종착점은 `변화'라는 것이다. 충북을 바꾸려면 우리부터 바뀌어야 하는데 단박에 사람을 바꿀 수 있는 것 있다면 오로지 `경험' 뿐이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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