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중단 소각장 견학 강행 … 주민들 `원성'
가동 중단 소각장 견학 강행 … 주민들 `원성'
  • 홍순황 기자
  • 승인 2023.04.2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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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이천 소각로 정비 불구 진행… 100명 헛걸음
환경과학공원 대체 방문도 불발 … 시 준비 부족 비판

세종시의 어처구니없는 행정으로 가동하지도 않는 폐기물처리장 견학에 나선 연수단이 도중에 돌아오는 촌극이 벌어졌다.

25일 세종시에 따르면 전날 `북부권 친환경 종합타운'(폐기물 소각시설) 예정지인 전동면 이장단, 주민 등 100여명이 경기 이천시 호법면 `동부권 광역자원회수시설' 견학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이준배 경제부시장, 이순열 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위원장, 김학서·여미전 시의원 진익호 자원순환과장 등이 동행했다.

이날 견학은 주민 반대로 난항을 겪는 `북부권 친환경 종합타운'의 순조로운 추진을 위해 마련됐다.

앞서 시는 지난달 30일 친환경 종합타운 입지로 전동면 송성리 일원을 최종 확정했다. 이 시설은 하루 400톤 규모의 폐기물을 처리하고 음식물 쓰레기 80톤을 자원화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입지 선정의 문제점과 환경 유해성 검증 등의 이유로 2년여 동안 강력 반대해왔다.

견학에 나선 주민들은 폐기물을 태우는 소각로에서 나오는 연기와 진동으로 인한 소음 등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했다.

하지만 해당 폐기물 소각장에 있는 소각로는 세종시 연수단이 견학하기로 한 24일부터 정비를 위해 가동을 멈췄다.

세종시는 이 사실을 사전에 알았지만 강행했다. 당초 경기도 이천시도 “24일부터 정기 정비에 들어가므로 (지난주 금요일인)21일에 오는 게 좋겠다”고 세종시 자원순환과에 전해왔다.

당일 주민들은 이천 동부권 광역자원회수시설에 도착, 홍보 영상 시청 후 김홍규 경기 이천시 자원순환과 자원회수팀장의 설명을 듣고 질문도 했다.

이 과정에서 “동부권 광역자원회수시설의 소각로가 올해 상반기 정기 정비를 위해 24일 새벽 가동을 멈추고 20일간 정비에 들어갔다”는 설명을 들은 일부 전동면 주민들이 반발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주민은 “소각로가 얼마나 연기와 냄새를 내는지, 진동과 소음은 얼마나 되는지 알려고 왔는데 이게 뭐냐. 짜고 치는 것 아니냐. 시골 사람이라고 깔보나”며 목청을 높였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세종시는 부랴부랴 소각로를 운영 중인 아산시 환경과학공원으로 장소를 이동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환경과학공원을 운영하는 업체에서 “사전에 협의가 안 됐다”며 거절했기 때문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21일 소각장 미 운영 사실을 통보 받고 이장단협의회에 알렸지만, (예정대로 진행)하자는 말을 듣고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세종 홍순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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