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문화예술 안녕한가?
충북 문화예술 안녕한가?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3.04.24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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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문화예술이 대세인 시대'라는 말은 과거의 언어다.

국가 경제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예술은 누구에게나 소소한 일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가난을 면해야 했던 시대에는 문화예술 향유가 아주 먼 남의 이야기로 들렸지만,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연 우리에게 문화는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이를 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K-문화다.

`한국'이 브랜드가 되면서 세계에서 이는 K-문화 열풍은 다양한 장르로 확산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한국의 음악·미술·공연·전시 등 문화적 예술활동이 세계인들에게 주목을 받는다는 점에서 한국인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있다.

K-문화가 주목받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잠재된 민족성도 한 몫 했다. 드라마를 시작으로 음악, 댄스, 음식 등의 영역으로 확장해 나간 것은 불과 30년 안팎이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세계 미디어 환경과 예술성 짙은 서사와 영상, 연출까지 더해지면서 한국만의 문화예술 전성시대를 열어젖혔다. 이러한 문화·사회적 배경에는 한국인 특유의 집념과 열정이 K-문화를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

한국문화의 시선을 좁혀보면 K-문화가 주목받을수록 지역문화의 현주소는 그늘만 짙게 드리운다.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예술활동이 지역으로 내려갈수록 열악성을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충북은 수도권 인접도시라는 미묘한 거리 탓에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이 잠식당했다.

우수한 예술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턱없이 부족한 문화예술 예산으로 젊은이들이 설 자리는 물론 지역으로 유입되는 일도 드물었다. K-문화의 승승장구 속에 지역문화는 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지역문화를 논할 때 전문가들은 충북을 경계 문화와 포용의 문화를 특성화해 지역문화산업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우리 스스로 지역문화에 대한 고집스러움을 발견하기도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역동성을 담보하지 못했던 우리 지역의 문화지형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굵직한 문화사업들이 변화의 원동력이 되면서 지역과 예술이라는 카테고리가 연계성을 갖기 위한 시도가 가시화되고 있다.

문화도시 청주 사업이 4년차에 들어서면서 청년 예술가들의 활동근거지가 마련되었고, 지역을 주제로 한 콘텐츠사업도 확장해 나가는 추세다.

또한 서울 인사동에 지역미술인들의 전시를 지원하는 충북전시관이 5월 개관을 앞두고 있고, 충주국립박물관 건립, 제천시립미술관 건립, 충북실험극단(장) 운영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도립미술관과 도립도서관 건립 제안까지 이어지면서 모처럼 지역문화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이처럼 외형적 성장 요소와는 달리 지역문화예술계의 내적 분위기는 견고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전히 젊은 예술가들에겐 진입 장벽이 높고, 지역문화 속에서 또다시 소지역주의에 머물고 있다. 개개인의 실력과 역량보다는 학연과 지연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타지인을 배척하는 문화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유연성이 사라지면 지역문화의 발전 가능성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역문화가, 예술인이 성장하려면 문화예술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예술 현장도 건강성을 담보해야 한다. 지원금에 의존하는 형태에서 한발 더 나아가 경쟁력을 갖춘 단체와 개인으로 성장해야 한다. 충북 문화예술은 안녕한가? 에 대한 질문에 우리 스스로 해답을 찾아나갈 때 지역문화의 한계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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