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道 추경 심사 분위기 `냉랭'
충북도의회 道 추경 심사 분위기 `냉랭'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3.04.18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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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조7억 규모 편성 제출 … 당초 예산比 3431억 증액
하늘공원·임신부 못난이 김치 제공 송곳 검증 예고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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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냉랭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도의회가 민선 8기 충북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송곳 검증을 예고한 까닭이다.

도의회는 19일부터 28일까지 제408회 임시회를 열어 충북도가 제출한 제1회 추경안을 심사한다.

도는 당초 예산보다 5.2%인 3431억원이 늘어난 7조7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했다.

도의회의 검증 대상으로는 우선 하늘공원 조성(옥상녹화) 사업이 꼽힌다.

이 사업은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 공모에 선정됐고 총사업비는 5억5000만원(국비 2억7500만원, 도비 2억7500만원)이다. 청사 신관옥상 동쪽 600㎡ 및 동관옥상 북쪽 500㎡에 초화류, 벤치, 파고라 등을 설치하는 게 핵심이다.

도는 지난해 11월 청사 구조안전진단 용역을 완료한 데 이어 실시설계까지 마친 상태다.

도는 하늘정원을 확대해 새로 짓는 후생복지관까지 연결하면 청사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도의회는 후생복지관 연결까지는 시간이 있는 터라 시급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도의회 이태훈 대변인은 “국비 확보가 된 사업이지만, 이번 추경안에 포함할 만큼 시기성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도가 추진 중인 임신부 못난이 김치 제공 사업 예산도 삭감될 분위기다. 도는 `임신부 건강먹거리 지원사업' 계획을 수립, 추경에 2억원을 편성했다.

도는 임신부 가정에 안전한 먹거리를 보내면서 도정을 홍보할 수 있고 김치 생산업체도 돕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도가 민선 8기 들어 런칭한 `어쩌다 못난이 김치'는 가격 폭락 등 이유로 밭에서 수확하지 못하던 지역 배추를 최상의 김치로 재탄생시킨 것으로, 높은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임신부들이 못난이 김치를 환영할지는 미지수다. 김치의 품질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못난이라는 어감만으로도 손사래 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청주의 한 못난이 김치 제조 업체 제품에서 최근 식중독 균이 나오면서 신뢰도에도 금이 간 상태다.

도의회 안지윤 대변인은 “예쁘고 좋은 것만 보고 먹어야 할 임신부가 못난이 김치를 반길지는 의문”이라며 “예산안 심사에서 사업성 등을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환 지사가 속한 국민의힘 의원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도의회가 이번 추경 심사를 놓고 잔뜩 벼르고 있는 데는 최근 일어난 일련의 과정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선출을 둘러싼 의회 패싱 논란과 제천 산불 당시 술자리 참석 등 김 지사의 각종 구설로 인한 당 이미지 추락이 예산 심사의 가시밭길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 도의원은 “최근 의회와 크고 작은 갈등이 반복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감정이 실린 것은 아니지만, 의원들이 여느 때보다 관심을 갖고 심사에 나선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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