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말들
도서관의 말들
  • 이송현 충북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23.04.1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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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 읽기
이송현 충북교육도서관 사서
이송현 충북교육도서관 사서

 

1964년부터 매년 4월 12일에서 18일까지를 `도서관주간'으로 정하여 이 기간 전국의 도서관에서는 다채로운 독서문화활동 전개해 왔다. 도서관법이 개정되면서 도서관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매년 4월 12일을 `도서관의 날'로 정하여 올해 첫 법정 기념일을 맞았다.

그리고 4월 23일은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로 4월의 도서관은 행사가 풍성하다. 충북교육도서관도 지난 주말에는 독서마라톤 발대식, 어린이 감성 인형극과 삼백이, 건방이 시리즈 천효정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이용자들로 더욱 북적였다.

그렇게 주말 근무를 마치고 누웠는데 문득 책장에 꽂혀 있는 `도서관의 말들'(강민선·유유)이 눈에 들어왔다. 사서가 되고선 여행지에서도 도서관을 만나면 일단 들어가 보는 것처럼 `도서관', `사서였던 저자'가 눈에 띄는 책이라 오래전 구입해 꽂아두었던 책이다.

`도서관'과 `사서'가 들어간 문장을 닥치는 대로 수집한 결과임을 밝힌 저자의 말처럼,`누군가의 집 책장에 꽂힌 책들은 그 사람만의 것이지만, 도서관에 있는 책들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요시타케 신스케 저서 `있으려나 서점'(온다· 2018)) 와 같은 문장 한 페이지와 `도서관의 좋은 점은 바로 이거다. 운명의 책을 발견하기 위해 기를 쓰고 헤집지 않아도 우연한 만남이 언제든 기다리고 있다.' -중략- 나에게 꼭 맞는 책을 만나고 싶고, 책을 통해 삶이 조금이라도 변화하기를 바라는 우리의 꿈이 있듯 책도 그렇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이의 마음과 행동이 모여 결국 그 책이 된 거니까'와 같은 작가의 도서관에 관한 여러 생각과 경험이 담긴 에세이 한 쪽이 세트로 100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서로 일하게 되자 `유유자적'이란 말은 정신적·육체적 난관에 부딪혀 나 자신을 달래기 위한 주문을 걸 때나 사용하는 단어가 되었다. 한 발짝 바깥에서 들여다본 도서관과 다른 세상이 그 안에 있었다. 운동장 같은 자료실을 거닐면서는 `책 정리하느라 힘들었겠군', 각종 행사 포스터가 붙어 있는 게시판을 보면 `아이디어 짜내느라 힘들었겠군', `강연자 섭외하느라 힘들었겠군'. 도서관은 온통 힘든 기억의 장소가 되어버렸고 도서관을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 달라졌다. 누군가에게 공기 같은 편안을 주는 장소인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p.27)'라든가 `무슨 큰마음 먹고 대단한 걸 하기 위해 가는 곳이 아니에요. 화장실이 급하거나 목 마를 때요? 네, 됩니다. 다리가 아파서 쉬고 싶다고요? 물론이죠. 그때에도 근처에 도서관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여러분 모두에게 개관부터 폐관까지 모든 시간을 허락하는 곳이 바로 도서관입니다(p.67)'와 같은 내용이 위로와 공감이 된다.

책의 뒤표지에 적힌 말처럼 한결같은 곳, 새로운 곳, 기쁨과 슬픔을 주는 곳, 따뜻한 곳, 시원한 곳, 마음이 차분해지는 곳, 마음을 들뜨게 하는 곳, 어제가 잠든 곳, 오늘이 흐르는 곳, 내일을 내다볼 수 있는 곳으로 진입하는 100가지 문을 열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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