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안동과 제주 용담1동 주민자치교류 방문기
성안동과 제주 용담1동 주민자치교류 방문기
  •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 승인 2023.04.1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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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지난 주말까지 2박 3일 동안 청주 성안동과 제주 용담1동의 주민자치위원 간의 상호 교류를 위한 방문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필자 역시 법률사무실을 성안동에 두고 있어 주민자치위원의 한 사람으로 함께 하였습니다. 상호 방문교류는 2005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인적·물적 교류가 상당히 모범적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성안동과 용담1동은 유사점이 매우 많습니다. 각 도청소재지가 소재한 청주와 제주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원도심이고 중요 관공서가 위치하며 도시에서도 역사가 가장 오랜 지역인만큼 역사환경 및 생활환경이 매우 우수합니다. 그러나 도시의 확장 개발에 따라 도심의 공동화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제주의 어느 지역이든 제주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내륙의 지역들이 제주의 지역과 상호 교류를 탐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지역이 한정적이어서 성안동처럼 제주의 지역과 긴밀한 상호 협력을 이루어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성안동이 가진 좋은 여건을 잘 활용해서 더 발전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공무원이 포함된 주민자치위원들의 현지방문인 만큼 좋은 것을 배워와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데 활용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듭니다. 하나, 아름답고 지속 가능한 가로수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제주는 내륙과는 워낙 독특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어 제주에서만 가능한 식생이 있기에 먼나무, 녹나무, 하귤나무 등 관상용으로 아주 아름다운 가로수를 가꿀 수 있습니다. 시원하게 뻗은 길에 가로수가 주는 도시의 이미지가 제법 좋습니다. 청주는 100년 역사의 플라타너스(양버즘나무) 가로숫길을 보유하고, 곳곳에 이 나무를 비롯해 벚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등을 가로수로 식재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크면 이정표와 건물 등을 가리고 청소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싹둑 윗부분을 잘라냅니다. 보기에 흉한 것은 둘째이고, 푸른 신록을 위해 견뎠을 오랜 시간을 가차없이 치는 것 같아 정중동(靜中動)의 생명에 죄스러울 뿐입니다. 수종의 선택과 식재, 정비에 가로수에 대한 철학이 필요합니다.

둘, 보행자를 위해 도로의 시설물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운전자가 먼저인가요, 보행자가 먼저인가요? 현실은 차가 우선인 것 같습니다. 보행자가 운전자에 양보합니다. 도로는 보행자를 위한 시스템이 부족합니다. 용담1동에서는 걸으며 스마트폰에 집중하다 보면 도로 횡단에 위험할 수 있어 기존 신호등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신호등 옆에 조명이 들어오고 도시의 상징물이 새겨진 세로 시설물을 설치하여 아래를 보는 사람들(특히 청소년들)에게 신호에 맞게 횡단을 인지하게끔 돕고 있습니다. 또한 보행자의 이동권과 안전을 동시에 고려해 대각선 횡단이 가능한 보도와 신호로 대폭 개선하는 것 역시 매우 필요합니다. 신도시에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성안동처럼 구도심으로의 접근성이 개선되는 데 특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셋, 제주에서는 바닷물이 곳곳의 도시 하천으로 유입될 수 있는 이점을 활용하여 하천의 수질을 개선하고 미관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대청댐의 물을 저렴하게 많이 확보하여 그 수량을 더 유입시키고자 하는 이유는 무심천을 통해 미호강으로 흘러드는 대청댐의 물이 결국 금강으로 합수되어 금강의 수량과 수질과 연결되기 때문인데, 무심천이 단순히 댐의 물이 통과하는 경유 하천으로만 이용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대청댐의 금강이 무심천으로 많이 흘러들어 무심천의 수질을 더 좋게 하고 무심천이 더 정비되어 주민들의 쾌적한 수자원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주민자치'는 우리 지방자치 현실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되고 주민이 보조하는 `단체자치'의 의미입니다. 그 지역의 그 주민들이 진짜 주인이 되어 마을이 저마다 아름다운 색깔을 갖는 `본래의 주민자치'를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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