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 오승교 중원교육문화원 사서
  • 승인 2023.04.1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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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 읽기
오승교 중원교육문화원 사서
오승교 중원교육문화원 사서

 

“왜 사서가 됐어?”, “왜 공무원이 됐어?”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는 자신의 직업을 선택한 배경에 대한 질문을 많이 듣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솔직히 이야기한다. “어찌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냥 어렸을 땐 없던 계획이었는데 지금은 이 직업으로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라고 말한다.

도서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심채경 저)는 제목부터 철학적으로 보여서 처음엔 눈이 잘 가지 않았다. 하지만 읽다보니 책은 전문적 내용이 아닌 천문학자가 되기까지의 저자의 인생과 천문학자로서의 저자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책의 천문학 이야기 중 보이저 1, 2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임무를 다하고 태양계에서 멀어질 때쯤이었다. 그 말은 곧 보이저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이 멀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이때 마지막으로 지구 사진을 찍어보자라는 제안을 받는다. 많은 논의 끝에 보이저호가 지구를 촬영했다. 지구는 아주 창백하고 조그마한 푸른 점처럼 촬영됐다.

`엄청나게 대단한 존재도 결국 우주에 있으면 점 하나에 불과하다.' 저자 자신이 지금은 텔레비전에도 나오고 주목받고 있지만 나 역시도 수많은 사람 중 하나일 뿐 특별하지 않다는 의미를 담아 비유했다.

네이처가 주목할 올해의 과학자로 선정되어 인터뷰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질문이 있었다. 왜 천문학자가 되었느냐는 질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꼭 천문학자가 돼야지 했던 것도 아니고 천문학에 엄청난 흥미나 사명감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질문 의도는 세계적 학자가 되었으니 어린 시절부터 남다르지 않았을까를 기대하고 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저자의 대답은 너무나도 평범하고 현실적이었다.

“누구에게나 각자 인생의 흐름이 있는 것이고 나는 삶을 따라 흘러다니며 살다 보니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라는 질문이다. 그중에 많은 대답이 아직 정하지 못했다,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답하는 학생들이 많다.

예전에는 “빨리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라고, 꿈을 가져야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하지만 꿈은 타고난 능력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저자처럼 살다 보니 생겨지는 꿈도 있다. 살다 보니 생긴 꿈을 위해 흥미가 생겨 열심히 해서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가가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타고난 꿈은 없지만 인생을 살면서 생긴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형 꿈도 많이 있다.

특별히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인생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는 학생이 있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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