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 냉난방기 납품비리 `파문'
충북교육청 냉난방기 납품비리 `파문'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3.04.05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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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우 전 교육감 임기 중 일선 학교 설치 100여대
에너지효율 3~4등급 저가 사급제품 인지 전수조사
2021년 공익제보로 감사·확인 불구 솜방망이 처분
재차 문제 제기되자 재조사 나서 … `뒷북' 논란 전망

 

김병우 전 충북교육감 임기 중에 충북도내 일선학교에 조달청 입찰을 통해 납품 설치된 냉난방기 중 100여대가 관급자재가 아닌 저가의 `사급제품'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5일 김 전 교육감 시절인 2018~2021년 사이 납품된 냉난방기 계약물품이 저가의 사급제품인 것을 인지하고 특별조사반을 구성해 도내 학교 등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감사, 계약업무 유경험자, 시설담당 공무원 등 8명으로 구성한 특별조사반은 오는 14일까지 본청과 교육지원청, 직속기관, 도내 유·초·중·고·특수학교를 대상으로 냉난방기 계약물품의 정상 납품 및 검수의 적정성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지난 2021년 국민신문고 공익제보로 이 문제를 확인한 후 감사를 벌여 솜방망이 처분을 한 뒤 재차 문제가 제기되자 재조사에 나서 뒷북 논란이 일 전망이다.

대기업 A사는 2018~2021년 사이 조달청 입찰을 거쳐 에너지효율 1등급 냉난방기 수백대를 청주·보은지역 초등학교, 중학교 등에 납품했다.

냉난방기 설치는 A사와 계약을 맺은 청주의 한 대리점이 맡아서 했다.

하지만 일부 학교에 설치된 냉난방기가 관급물품인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이 아닌 3~4등급인 저가의 사급 제품이 설치됐다.

당시 조달청에 등록된 A사의 1등급 냉난방기는 1대당 도매 단가가 297만원이다.

하지만 대리점을 통해 학교에 납품된 3~4등급 사급 제품 가격은 1대당 155만원으로 조달청 등록 관급물품보다 142만원이 저렴하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에는 최저가 입찰을 거쳐 납품업체를 선정하고 물품은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을 사용하도록 돼 있다.

결국 조달청 입찰가격보다 낮은 제품이 납품되면서 업체나 대리점 중 하나는 부당 이득을 취하는 이른바 `납품 비리'가 된 셈이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2021년 국민신문고 공익제보를 통해 감사에 나선 충북교육청 감사관실 감사팀에 의해 확인됐다.

당시 사급 제품이 설치된 학교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졌고 대리점이 보은·청주교육지원청 등 학교·기관에 납품된 냉난방기 64대를 3등급 저가로 설치한 사실을 적발했다.

그러나 당시 감사부서는 관리 감독 업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시설직 공무원 5~6명을 `주의' 처분하는 데 그쳤다.

감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A사의 대리점은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 냉난방기 35대를 저가의 사급 제품으로 또 설치했다가 적발됐다.

결국 교육지원청은 A사나 대리점을 사기 등 혐의로 수사의뢰하거나 `부정당업체' 제약 등 페널티를 주지 않아 업체 봐주기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국민신문고 공익제보에 의해 실시한 2021년 자체 감사결과에 관한 부실감사 의혹에 대해서도 특별조사반에서 확인 중에 있다”며 “조사결과에 따라 추가 조사 여부 및 조치 방안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냉난방기를 설치한 대리점 관계자는 냉난방기 입찰 단가에는 설치비가 포함돼 있지 않아 불가피하게 일부 제품을 사급으로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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