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레미콘 품귀 … 공사 중단·지연 `속출'
시멘트·레미콘 품귀 … 공사 중단·지연 `속출'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3.04.04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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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0위권 중·대형사 실태조사 … 63.6% 달해
충북도 발주 청주 노동교 교량공사도 2주째 멈춤
업계 설비보수·개조 일정 중첩 … 생산량 급감 탓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최근 전국적인 시멘트 품귀 현상으로 건설 현장의 공사 중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충북 건설업계도 시멘트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건설 성수기를 맞아 레미콘 수요가 늘고 있지만 주원료인 시멘트 공급량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가 최근 상위 100위권 내 중·대형사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3월 이후 시멘트·레미콘 수급 불안으로 공사 중단·지연된 현장이 154곳 중 98곳(63.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현장(42개)에서는 절반인 21개 현장에서 공사가 중단됐고, 민간 현장(112개)은 50개(44.6%) 현장이 멈췄다.

충북에서도 공사가 중단되는 현장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 충북도가 발주한 청주시 가덕면 노동교 교량공사 현장은 2주째 공사를 못하고 있다.

교량 상판 슬래브 공사를 해야 하지만 시멘트 부족으로 레미콘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시멘트 공급 부족 여파로 대형 공사장은 물론 소규모 공사 현장까지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시멘트 부족으로 레미콘을 공급받지 못해 2주째 손을 놓고 있다”며 “지금 레미콘을 주문해도 2주는 기다려야 해 공기 맞추는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시멘트업계의 설비보수·개조 일정이 중첩되면서 생산량이 급감한 것이 이번 공급부족 상황이 벌어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시멘트 제조업체가 생산설비인 킬른을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맞춰 대대적으로 개·보수하기 시작하면서 생산량이 줄었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 이후 공사가 연기된 현장에서 공기를 맞추기 위해 속도를 내면서 시멘트 수요가 늘어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해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이후 콘크리트 강도 기준이 강화되면서 시멘트 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시멘트협회는 “환경투자가 진행 중인 일부 생산라인을 제외하고 정기 대보수를 진행하고 있는 생산라인은 이달 중 대부분 종료될 것”이라며 “생산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시멘트 생산량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멘트 공급 부족으로 레미콘 업계도 울상이다.

건설 성수기를 맞았지만 레미콘 생산량을 늘리지 못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레미콘사 관계자는 “최근 시멘트가 예년에 비해 65% 정도 밖에 공급이 안돼 레미콘을 생산할 수가 없다”며 “현장에서 레미콘을 주문해도 최소 2주 가량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모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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