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산불 … 김영환 지사 술자리 논란
제천 산불 … 김영환 지사 술자리 논란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3.04.0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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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진화 안정화 단계 … 현장 방문 등 고려 안해”
민주 “도민에 부끄럽다” vs 국힘 “술 마신 적 없어”
페이스북 캡쳐.
페이스북 캡쳐.

 

`친일파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김영환 충북지사가 이번에는 대형산불이 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술자리에 참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제천시 봉양읍 봉황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신고된 시각은 지난달 30일 오후 1시 6분쯤이다. 도로변 담뱃불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산불이 풍속 4m/s 의 바람으로 확산하자 산림당국은 예상 피해가 10~30㏊ 미만일 것으로 판단, 산불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날 불은 오후 8~9시쯤 산 반대편에서 재발화, 이튿날 오전까지 진화작업이 이어졌다. 소방과 경찰 등 총 281명의 인력과 헬기 11대 등 39대의 진화 장비가 투입됐다.

산불이 번지자 위험지역 주민에게는 오후 3시 4분쯤 대피령도 내려졌다. 대피령은 오후 6시 30분 해제됐다.

산불 대응 지휘권은 피해 면적 30㏊ 이하 산불 1~2단계에서는 시·군·구청장, 100㏊ 이상일 때는 광역단체장이나 산림청장이 지휘권을 가진다.

이날 산불 당시에는 외국 출장 중인 김창규 제천시장을 대신해 박기순 부시장이 현장을 지휘했다.

불은 21㏊를 태운 뒤 다음 날인 31일 오전 9시 30분 완전히 꺼졌다.

하지만 김영환 지사는 산불진화가 한창이던 이날 오후 오후 7시 30분 충주시문화회관에서 열린 도립교향악단 연주회를 참관한 뒤 충주시내 한 주점에서 열린 지역청년 모임에 참석했다.

산불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김 지사가 대기상태를 유지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진화율을 고려해 예정된 일정은 소화했더라도 술을 마신건 잘못된 처신이라는 것이다.

문제가 된 김 지사의 술자리 참석은 SNS를 통해 알려졌다. 당시 김 지사와 함께 술잔을 나누는 사진 수십장이 참석자 등의 페이스북에 올라왔으나 현재는 논란이 확산하면서 모두 사라진 상태다. 공연은 오후 9시 10분쯤 마무리됐고 김 지사는 산불진화율 85%로 높아진 것을 확인한 후 오후 9시 30분쯤 청년모임에 참석했다는게 도의 설명이다.

도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사가 산불 진화 현장을 찾았다면 불필요한 의전과 보고 때문에 더 혼란스러웠을 것”이라며 “도는 산불이 안정화하는 단계로 판단해 (지사의) 현장 방문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이와 관련한 공방도 벌어졌다.

이경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술판이 벌어진 시간 봉화산에 투입된 산불진화대원들은 산속에서 김밥으로 버티며 밤샘 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었다”며 “자신에게 도정을 맡긴 도민에게 부끄럽지도 않나. 술판을 정리하고 현장으로 달려갔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김 지사의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은 2일 김예령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민주당의 억지 주장과 달리 김 지사는 지난달 30일 저녁 술판을 벌이지 않았다. 김 지사도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언론에 밝혔다”며 “민주당이 김 지사와 관련해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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