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마다가스카르의 자연환경
위험천만 마다가스카르의 자연환경
  • 우래제 전 충북 중등교사
  • 승인 2023.03.2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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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우래제 전 충북 중등교사
우래제 전 충북 중등교사

 

우여곡절을 거쳐 마다가스카르의 수도 안타나리보 공항에 도착했다. 숙소인 안치라베로 향하는 순간 우리 일행의 관심사였던 자연환경보다 사람 사는 모습이 먼저 눈에 띄었다. 세계 최빈국이라는 것을 알고 갔지만 그래도 한나라의 수도가 이런 모습이라니.

교통 상황이 좋지 않아 우리 일행은 현지 기사가 모는 SUV로 이동했다. 달리는 차창으로 보이는 마다가스카르의 자연환경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위험천만의 한참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기대했던 열대우림은 고사하고 한적한 도로에서 잠시 쉬었던 곳에서 지평선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 사방을 둘러 보아도 끝없는 평원. 저 멀리 하늘이 맞닿는 곳. 그곳이 지평선. 그 지평선까지 시야를 가리는 나무가 별로 없다. 어찌 된 일일까? 숲으로 우거져 있어야 할 이 땅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 나라 고유의 동·식물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최근 네덜란드 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마다가스카르 생물의 고유한 진화 역사가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대규모 멸종이 임박했다는 진단이다. `2500만년 전 인간이 마다가스카르섬에 정착했을 당시 확인한 포유류 249종 중 30종이 이미 멸종했고, 현재 남아있는 219종 중 절반 이상인 128종이 멸종위기에 처했다. 2010년 56종에서 2021년 128종으로 10년 사이 2배 이상 증가 된 것이다.' 여우 원숭이의 94%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고 모든 원숭이의 1/5이 멸종 위험이 큰 위급 종에 해당한다고 한다. 더구나 식량 마련을 위해 원숭이 등 동물을 사냥한다니 아주 심각한 일이다.

생태계 파괴의 원인은 서식지 파괴가 주범이다. 서식지 파괴의 원인은 첫째 땔감으로 많은 나무가 쓰러지고 있다. 이 나라 전기 사용비율은 전 국민의 약 33% 정도로 대부분의 주민은 숯을 연료로 사용한다. 서민들은 커피 한 잔을 끓여도 숯불이 필요한 나라다. 둘째로 흑단과 자단등은 최고급 목재로 중국에서 마구 사들이고 있어 불법 벌목이 극심해 멸종위험에 처해 있다고 한다. 셋째 화전농법과 목초지 개간으로 삼림이 파괴되고 있다. 열대우림 주변에는 주로 최빈곤층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들이 생계를 위해 삼림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넷째 금과 사파이어 등 불법채굴에 의한 자연환경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치나나나 열대우림은 6개 국립공원을 포함하고 있는데 현재는 본래의 삼림 중에 8.5%만 남아 있어 세계문화유산에서 해제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숲이 우거져야 할 곳에 나무가 없으니 동식물이 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가뭄과 열대 사이클론 때문에 농작물은 큰 피해를 입게 되고 빈곤층은 점점 더 천연자원에 의존해 살다 보니 삼림 파괴는 가속화 되고, 열대우림의 기후변화 대응능력은 갈수록 약화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왜 마다가스카르에 이러한 일이 발생하고 있을까? 이러한 현상은 마다가스카르 사람들만의 책임일까? 석유도 나고 석탄도 나고 쌀 2모작 3모작도 가능한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공해(?)를 만들 힘도 없는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제일 먼저 최대의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이 마다가스카르의 남부지방이기도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상황이 좀 더 나아지리라는 조짐이 없다는 것. 누가 이 상황을 바꿀 수 있을까? 그래서 긴 여운이 남는 마다가스카르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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