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린채 처형 후 곧바로 방공호 매장”
“무릎 꿇린채 처형 후 곧바로 방공호 매장”
  • 정재신 기자
  • 승인 2023.03.28 1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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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서 한국전쟁 중 집단학살 유해 40여구 발굴
진실화해위 `아산 부역 혐의 희생사건' 현장 확인
진실화해위는 28일 오전 충남 아산시 배방읍 공수리 성재산 방공호에서 아산 부역 혐의 희생 사건의 유해를 공개했다. /뉴시스
진실화해위는 28일 오전 충남 아산시 배방읍 공수리 성재산 방공호에서 아산 부역 혐의 희생 사건의 유해를 공개했다. /뉴시스

 

충남 `아산 부역 혐의' 희생 사건과 관련해 수십구의 피해 유골이 발굴됐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지난 7일부터 충남 아산시 배방읍 공수리 성재산 방공호에서 아산 부역 혐의 희생 사건의 유해를 발굴한 결과 총 40여구의 유해를 발굴했다고 28일 밝혔다. 아산 부역 혐의 희생 사건이란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9~11월, 아산지역을 점령한 북한군을 도왔다는 의심을 받은 지역 주민과 그 가족들이 온양경찰서 경찰관과 치안대에 의해 집단 살해당한 사건이다. 희생자 규모는 800여명에 이르며, 현재까지 희생자 77명의 신원이 파악됐다.

진실화해위는 “폭 3m, 길이 14m의 방공호를 따라 밀집된 채 학살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해 대부분의 무릎이 구부러져 있고, 앉은 자세를 하고 있어 학살당한 후 좁은 방공호에 바로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현장에서 “학살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A1 소총 탄피 57개 등이 다량으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한국전쟁 당시 온양경찰서에 근무했던 한 참고인은 매일 밤 트럭으로 40~50명의 부역 의심자를 방공호로 실어가 처형했다고 진실화해위에 진술했다.

온양경찰서에서 근무했다는 또 다른 참고인은 1·4 후퇴 시기 당시 온양경찰서장으로부터 부역자 처형 지침을 하달받았다고 전했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5월 아산시, 아산유족회와 이곳을 시굴한 결과, 유해 일부와 탄피를 확인해 발굴 가능 지역으로 선정했다.

/아산 정재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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