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소각시설 증설 공모 유찰 `전전긍긍'
제천시 소각시설 증설 공모 유찰 `전전긍긍'
  • 이준희 기자
  • 승인 2023.02.12 18: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93억 대규모 공사 불구 참가 사업자 1곳 그쳐
원자재 가격 급등 - 기술형 입찰 관심 저조 분석
처리능력 한계 다다라 - 재공모도 유찰 가능성 ↑

제천시가 날로 증가하는 생활폐기물 처리를 위해 최근 실시한 소각시설 증설 공사 공모가 유찰됐다. 민간사업자 공모에 1개 컨소시엄만 참가했기 때문이다. 시는 사업자 재공모에 나섰지만, 2개 이상 업체 등이 참가해 낙찰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제천시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신동 자원관리센터 부지에 소각시설 증설 공사를 위한 사업자 재공모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조달청이 추정금액 693억원 규모로 진행한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의 공사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 결과 환경에너지솔루션 컨소시엄 1곳만 참가해 자동 유찰됐다.

당초 경쟁 성립이 유력했으나, 실제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서류와 공동협정서 등을 마감한 결과 입찰을 준비하던 A컨소시엄이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다.

공사금액이 700억원에 달하는 이번 공모는 재천시 사상 최고액 경쟁 입찰 사업이다. 그러나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급등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업체들이 공사 수주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시는 분석했다.

시는 재공모에 2개 이상 업체가 참가하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참가 업체 미달 등으로 유찰될 경우 3차 공모 대신 일단 사업을 반려해 국비 등 사업비 증액 이후 다시 공모절차를 밟기로 했다.

다만 재공모도 유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형입찰의 경우 수주 후 설계변경을 통한 공사비조정이 사실상 불가능해 업체들의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는 게 건설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시 관계자는 “사업자 공모에 1개 컨소시엄만 참가, 유찰돼 재공모 공고를 한 상황”이라며 “기존 공모 금액도 환경비 표준사업비보다 15% 더 좋은 조건이지만, 건설자재 단가가 20% 이상 오르면서 7~8% 정도의 사업비를 증액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제천 소각시설의 쓰레기 처리능력이 한계에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업은 생활폐기물 처리를 위해 신동 자원관리센터에 하루 처리용량 80톤 규모의 소각시설 2개를 새로 설치하는 것이다.

시는 지난 2008년부터 하루 처리용량 50톤 규모의 소각시설을 운영 중인데, 노후화로 효율이 낮은데다 내구연한도 내년 말로 다가왔다. 처리용량도 부족해 가연성 폐기물 등 하루 60톤의 폐기물은 센터 내 부지에 매립 처리 중이다.

제천에서 배출되는 생활폐기물은 하루 100톤에 달한다.

이에 따라 공모 대신 한국환경공단 등에 사업을 위·수탁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지만, 시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시는 지난 2년간 관계기관 협의 같은 복잡한 행정절차를 진행하며 지역적 특성에 맞는 시설 조성을 위한 사전 작업을 추진해왔는데, 이런 상황에서 사업을 공단에 위·수탁해 처음부터 단계를 다시 밟으면 오히려 사업 속도가 더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지역 생활폐기물 처리를 위해서는 재공모에 2개 이상 컨소시엄이 참가해 하루라도 빨리 사업이 추진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며 “기존 소각시설의 운영 기간을 연장할 수 있어 더 지켜봐야 하지만, 사업비 증설 등이 무산되는 것으로 결론 난다면 사업 위·수탁 등 다른 카드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 이준희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