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프리즘
행복의 프리즘
  •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 승인 2023.01.26 2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복을 여는 창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겨울은 춥다. 그중에도 이번 겨울은 유난히 더 춥다. 시골살이에서 날씨는 정말 중요하다. 더위와 추위를 잘 대비하지 못하면 낭패를 본다. 이런 연유로 고향 집을 수리하며 `단열'에 많은 신경을 썼다. 기존의 벽 안과 밖으로 단열재를 더 넣고 단열 처리를 위한 공사를 꼼꼼하게 했다. 창틀은 조금 비싸더라도 단열이 매우 잘된다는 제품으로 설치했다. 덕분에 `마당 정원 예원'은 시원하고도 따뜻했다.

올겨울 강추위에도 `마당 정원 예원'은 포근했다. 흔들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실 때면, 햇살이 창문을 지나 집안을 비춘다. 따뜻한 햇볕 덕분에 추위를 피해 피난 온 `아메리카 블루, 목 엉겅퀴, 유포비아 글리츠'도 작고 앙증맞은 꽃을 피웠다. 한겨울에 피어난 겨울꽃은 더 아름답고 신비롭다. 겨울 햇볕 덕분이다. 고맙고도 감사한 신의 선물이다.

`고전 물리학의 운동법칙을 만든 아이작 뉴턴은 빛을 제대로 연구한 서양의 첫 과학자로도 유명하다. 진동수가 다른 빛은 굴절하는 정도가 다르다. 뉴턴은 프리즘을 가지고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빛은 프리즘을 통과하면 무지갯빛으로 분리된다. 분리되어 나온 빨간빛은 다시 프리즘에 통과시켜도 더 이상 분리가 일어나지 않는다. 뉴턴은 분리된 무지갯빛 전부를 렌즈로 모아서 반대로 프리즘에 다시 보냈다. 놀랍게도 빛은 흰빛으로 되돌아왔다. 빛은 그 자신이 이미 모든 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체가 색을 갖는 이유는 특정한 색의 빛만 반사했기 때문이다(김상욱의 떨림과 울림 중에서)'.

마당 정원 예원을 비추는 햇볕도 세상을 고르게 비춘다. 빛은 세상을 따뜻하게 만든다. 식물을 키워 생명을 만든다. 어둠을 몰아내고 세상을 드러나게 한다. 빛은 그 자체로 존재의 원천이다. 빛에는 처음부터 무지개색이 모두 담겨있다. 세상이 저마다의 고유한 색을 갖는 것은, 개개의 물질이 자기만의 색깔을 반사했기 때문이다.

우리 삶도 빛과 같다. 삶에는 한 가지 색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삶에는 모든 감정의 색이 담겨있다. 삶의 경험은 알갱이가 되어 일상을 만들고, 울림으로 세상에 퍼져나간다. 누구든 평생 불행하지 않고, 누구도 매일 행복할 수는 없다. 행복과 불행은 삶 속에 모두 담겨있고 어떤 것을 반사하는 가에 따라 삶의 빛깔이 달라진다.

내가 불행한 것은 불행만을 반사했기 때문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좋은 것을 반사하면 된다. 신은 우리에게 행복과 불행 모두를 선물로 주셨다. 이 중에서 무엇을 받아들고 어떻게 반사할지는 내 의지와 선택의 몫이다. 선택의 습관이 모여 운명이 된다. 좋은 것을 더 발견하고 기쁜 것을 더 많이 반사하자. 내 삶의 행복과 불행은 나를 통해 반사된다.

이번 겨울은 유독 더 추웠지만, 마당 정원 예원의 햇볕은 따뜻했다. 예원의 행복 스펙트럼이 일상의 좋은 것들을 더 많이 반사하도록 작동했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