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한파에 역대급 난방비 폭탄 … 집집마다 `비명'
역대급 한파에 역대급 난방비 폭탄 … 집집마다 `비명'
  • 정윤채 기자
  • 승인 2023.01.25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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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比 6~10배 상승 온라인 커뮤니티 등 원성 ↑
LNG 수입가 급등·도시가스 요금 4차례 인상 탓
정부 “2026년까지 요금 현실화”… 추가 인상 예고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연말부터 이어진 역대급 한파 속에 난방비가 `폭탄' 수준으로 크게 오르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며칠 전 오모씨(62·청주시 사창동)는 이번달 관리비 고지서를 보고 기함을 토했다. 관리비 항목 중 지난달 4만5000원 남짓이던 난방비가 이번달 25만8800원으로 6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오씨가 사는 곳은 청주시 서원구의 한 44평형 아파트. 그는 “지난달과 다름없이 방 4칸 모두 23도로 맞춰놓고 지냈는데 6배 가까이 오른 게 말이 되냐”고 하소연을 했다.

전체 810가구인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는 최근 난방비 폭등을 호소하는 민원 수십건이 접수되기도 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권모 과장은 “지난해 12월 20일 이후 열흘간 맹추위가 이어지면서 아파트 난방비가 한 달새 10배나 오른 가구도 있다”며 “난방온도 조절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요즘같은 혹한에 난방비 폭탄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시 용암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문모씨(63)도 평소 30만원 안팎이던 관리비가 48만3040원이 나왔다. 이중 난방비만 25만100원에 달했다.

난방비 폭탄을 피하지 못한 건 1인가구도 마찬가지다. 10평 원룸에 거주하는 정모씨(25·청주시 개신동) 또한 지난 12일 도시가스요금 안내 메시지를 받고 깜짝 놀랐다. 이날 정씨가 받은 요금청구서 메시지에 적힌 납부금액은 무려 15만2910원. 월세 30만원의 절반에 달하는 액수다.

정씨는 “가스비가 오른다는 소식에 보일러 온도도 이전보다 낮추고 창문에 단열재까지 붙였는데 지난달보다 11만원이 더 나왔다”며 “구축 아파트 꼭대기층이라지만 혼자 사는데 난방비로만 15만원이 나가버리니 이젠 무서워서 보일러도 못 틀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외에도 청주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난방비가 너무 많이 나와서 보일러가 고장난 줄 알았다”, “물가도 올랐는데 난방비까지 오르니까 너무 힘들다”는 등 난방비 인상을 한탄하는 시민들의 글이 빼곡했다.

이처럼 난방비가 크게 오른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도시가스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은 지난 2022년 61조원으로 전년도(31조원)보다 2배 가량 비싸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네 차례나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주택용 요금의 경우 지난 1년간 1MJ(메가줄)당 14.22원에서 19.69원으로 38%나 올랐다.

한편 이같은 `난방비 폭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한국전력의 누적 적자와 가스공사의 미수금 해결을 위해 `요금 현실화'를 추진하겠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예고했다.

/정윤채기자

chaezip12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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