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받겠다고 아이 낳는 부모 있나요?
지원금 받겠다고 아이 낳는 부모 있나요?
  • 연지민 부국장
  • 승인 2023.01.0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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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충청타임즈가 2023년 신년기획으로 `다둥이 가정을 응원합니다'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저출생 문제가 국가적 문제로 대두하면서 인구절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젊은이들 사이에선 비혼이 늘고, 결혼을 한다 해도 아이는 낳지 않겠다는 부부가 늘고 있다. 자본주의가 극도로 심화되고 기후위기와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지구환경에선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인식이 더 견고해졌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저출생 수치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2021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1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 아래인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을 만큼 위기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2분기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1만8830명에 그쳤다. 이는 전년보다 12.4% 감소한 것으로 2만명 출산의 벽이 깨졌다. 결혼=자식이란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인구절벽의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정부의 출산 지원 정책도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도 출산율을 높이려고 육아휴직 기간을 1년에서 1년 6개월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또 기존의 영아수당을 통합하고 부모급여를 신설해 만 0세 아동을 키우는 가정에는 월 70만원, 만 1세 아동 가정에는 월 35만원을 지급할 방침이다. 여기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2027년까지 연 500곳씩 2500곳 확충하고, 육아휴직 급여 지급 대상도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소멸위기에 처한 군소 자치단체는 더 절박하다. 인구감소를 타계하고자 다양한 시책을 내놓고 있다. 전라남도는 13개가 소멸우려 지역에 포함되면서 파격적인 출산장려금으로 저출생 문제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강진군은 아이가 태어난 후 만 7살이 될 때까지 매월 60만원씩 총 5040만원의 육아수당을 모든 아이에게 똑같이 지급함으로써 인구감소를 억제하고 있다.

소멸위기지역 7곳이 포함된 충북 역시 지난해 2분기 출생아 수가 12% 감소하면서 인구감소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에 충북은 출산 후 5년간 총 1100만원의 출산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지원책 마련을 모색 중이다. 소멸위기가 심각한 자치단체들로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출산율을 높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처럼 정부와 자치단체가 경쟁하듯 쏟아내는 지원책이 출산율을 높이는데 얼마나 기여할지는 알 수 없다. 지금까지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고도 저출생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출산과 육아가 돈으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환경이다. 저출생 문제의 해결책은 아이를 낳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돈이 없어서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귀한 생명이기에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가에 대한 전방위적 문제의 고민을 풀어줘야 한다.

다자녀 가정을 취재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지원받겠다고 아이를 낳는 부모가 있느냐?'라는 반문이다.

장려금이 부풀려져 홍보되면서 마치 `세금도둑이 된 것 같을 때가 있다'는 다자녀 부모들의 하소연은 단순히 불편한 시선만은 아닐 것이다. 생명만큼 소중한 건 없다.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자식을 위해 좋은 환경에서 키우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의 바람이다.

안전한 사회, 평등한 교육, 지구환경까지 고려한 심도있는 저출생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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