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가 발랑 까져서 말이야!
렌즈가 발랑 까져서 말이야!
  •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 승인 2022.09.28 1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뭐? 렌즈가 발랑 까졌다고? 올해 충북과학발명품경진대회를 주관하면서 발표장에 들어서자마자 보인 차트의 제목이었다. 알고 보니 콘택트렌즈를 낄 때마다 렌즈가 뒤집혔는지 알려면 매번 렌즈를 꺼내 확인해야하는 불편함을 없애주는 발명품이었다. 렌즈가 발랑 까졌는지 케이스를 열자마자 확인 가능한 창의적인 발명품!

2019년 대한안경사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의 절반 이상(55.4%)이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초, 중, 고등학생 10명 중 4명(40.9%)이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사용하고 있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생 21.6%, 중학생 53.8%, 고등학생 67%로 학년이 높아질수록 더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젊은이들의 경우 홍채의 색깔을 바꾸어주는 콘택트렌즈를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심심치않게 보게 된다.

약 3000명에게 렌즈 뒤집힌 것을 구분할 수 있는지 묻는 조사연구에서 30% 정도의 대상자가 뒤집힌 것을 잘 구분하지 못하거나 혼동한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이 발명품은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해준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충북과학고 이호선 학생은 렌즈를 낄 때 잘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렌즈가 뒤집힌 것인지 아닌지 손가락에 올려놓고 살펴보아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없을까 고민하였다. 수많은 반복 실험과 빛의 전반사 원리를 이용하여 렌즈 케이스 뚜껑을 열기만 하면 LED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발명품을 개발하였다. 이 발명품이 올해 전국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창의적인 생각이 그냥 반짝 떠올랐다가 휙 사라지지 않고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도록 해주는 각종 대회들이 있다.

학생과학발명품대회, 과학전람회 등은 기발한 생각들을 쏟아내고 이를 어떻게 탐구해야하는지 학생들에게 길을 보여주는 대회이다. 입시와 맞물려 생활기록부에 기록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그나마 창의적인 생각들을 쏟아낼 수 있는 장(場)이 점점 퇴보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일부 몰지각한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스펙 쌓기로 여긴다고 하더라도,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담그면 안될텐데….

초등학생의 이 아이디어는 어떤가? 바다로, 계곡으로 물놀이를 갈 때 수영을 잘못해도 튜브만 있으면 물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미 공기를 넣은 튜브는 너무 많은 부피를 차지한다. 그렇다고 현지에 가서 사려니까 바가지요금을 받는다.

공기를 뺀 튜브를 가방에 척척 접어넣었다가 바다에 가서 쉽게 공기를 불어넣어 물놀이용 튜브를 빵빵하게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충주삼원초 백현주 학생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비닐봉지로 공기가 빠진 튜브에 공기를 넣을 수 있도록 중간 역할을 가능하게 하는 공기주입기 도구를 개발하였다.

손가락만해서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이 공기주입기로, 전기를 사용하지않고도 쉽게 공기를 주입하여 튜브를 빵빵하게 만들 수 있다. 이 작품은 올해 전국과학발명품경진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학생들의 창의력을 신장시키는 각종 다양한 대회의 추진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모두 다 평등{?}하게 못하도록 만들어놓고,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벨상을 못받는거지? 하고 생각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