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지역축제 운영 효율성 높여야
`동시다발' 지역축제 운영 효율성 높여야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9.05 1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가을로 접어들면서 거리마다 축제가 한창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3년 만에 대면 축제가 가능해지면서 도심 곳곳에서 펼쳐지는 축제에 주말이 즐겁다. 사람들이 왁자한 것마저 신기하게 느낄 정도니 코로나19로 잃어버린 3년이 일상의 소소한 재미와 웃음도 앗아갔음을 체감하게 된다.

문화 향유의 시대라는 말처럼 모처럼 열린 축제장에는 가족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비대면 축제에서 느끼지 못한 현장성을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다는 점도 부모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행사장을 찾는 이유일 것이다.

이렇게 오랜만에 보고 즐기고 배우는 축제가 열렸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대형 축제들이 비슷한 시기에 몰려 있고, 차별성도 크지 않았다. 이색적인 행사로 진행하기보다는 축제를 개최하는 것에 만족하는 분위기도 아쉬움을 보태는 요인이다. 물론 잠시도 지루한 걸 참지 못하는 관람객들의 취향을 일일이 다 맞출 수는 없겠지만, 어렵게 준비한 축제를 많은 시민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기획 단계부터 고려해야 할 점이기 때문이다.

최근 청주시 일원에서는 4개의 큰 축제가 기획돼 운영되었다. 1주일 사이에 개최되는 축제 중 3개는 청주 중앙공원 일대를 주무대로 행사가 열렸고, 나머지 1개는 운천동 청주직지문화특구에서 7일까지 진행된다.

이처럼 청주지역에서 진행된 축제가 개최 시기와 장소가 겹치면서 운영에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대면 축제로 완전히 전환되면서 각각의 행사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축제 기간을 조율하거나 과감하게 협력하는 방안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제 중앙공원이 주무대인 축제는 청주망선루전통문예행사와 청주문화재야행, 청주읍성큰잔치로 행사 주체는 다르다. 청주예총이 주관해 지난 27일 열린 청주망선루전통문예행사는 고려 공민왕 어가 행렬을 담아낸 거리퍼레이드와 사물판굿 등의 행사가 펼쳐졌다. 같은 날 개막한 2022청주문화재야행은 청주문화재단이 주관해 야간행사로 진행했다. 성안길과 원도심 구역에 산재해 있는 지역문화재를 탐방하며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이틀간 열린 이 행사도 중앙공원이 주 무대였다. 그런가 하면 청주문화원이 주관하는 2022청주읍성큰잔치도 2일부터 4일까지 같은 장소인 중앙공원에서 열려 같은 공간에서 비슷한 축제가 산발적으로 진행되었다.

이처럼 중앙공원에 축제가 쏠린 이유는 망선루 복원을 기리고, 지역 문화재가 산재해 있는 곳이고, 청주읍성이 있던 자리라는 역사성에 기인하고 있어 대안 공간을 찾기 어렵다. 공간의 동일성에도 굳이 행사기간까지 겹쳐 치르면서 축제의 변별성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그런가 하면 청주읍성큰잔치가 개막한 같은 날 같은 시각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는 직지문화제 개막식이 진행돼 행사 측에선 귀빈 모시기에 공을 들여야 하는 헤프닝도 벌어졌다. 같이 축하하고 같이 즐겨야 할 축제가 경쟁적으로 치러지면서 행사 관계자들만 이중고를 겪게 한 셈이다.

그나마 여러 개 축제가 동시다발로 추진되었음에도 야간 행사로 얻은 성과라면 공간의 재발견이다. 그 가능성 위에 지역문화예술계가 서로 협력해 축제를 기획하고 협력하는 방안을 통해 지역축제의 판을 키우는 전략을 가져야 한다.

팬데믹 이후 축제나 행사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축제가 남긴 운용의 과제와 새로운 콘텐츠 개발로 차별화된 지역축제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