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시대 준비해야
기후변화시대 준비해야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2.08.2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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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하성진 부장(취재팀)
하성진 부장(취재팀)

 

최근 중부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피해가 산더미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이틀 동안 수마가 할퀴고 간 충북을 비롯한 중부지방에서는 사망자는 물론 이재민이 속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사망자는 14명(서울 8명·경기 4명·강원 2명)이며, 실종자는 6명(경기 2명·강원 2명· 충남 2명)이다.

부상자는 26명(서울 2명, 경기 23명, 충남 1명)이다.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충북의 지역별 누적 강수량은 제천(백운) 339.5㎜, 청주 301.1㎜, 청주(우암산) 299.5㎜, 청주(상당) 297㎜, 청남대 280.2㎜, 괴산(청천) 272.5㎜, 제천(송계) 271.5㎜, 충주 256.3㎜, 단양(영춘) 255.5㎜, 증평 238㎜, 충주(엄정) 237㎜, 보은(속리산) 236㎜, 음성 230㎜, 보은 207.1㎜, 진천 179㎜, 옥천 110㎜, 영동 74㎜ 다.

집중호우에 따른 충북지역 농경지 피해도 80㏊를 넘어섰다. 여의도 면적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농가는 297곳, 면적은 80.3㏊다. 청주가 32.5㏊로 가장 많았다. 괴산 15.5㏊, 충주 9.1㏊, 음성 7㏊, 보은 6.7㏊, 옥천 4.3㏊, 제천 3.4㏊ 순이다.

침수가 63.9㏊로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밭작물(21㏊)과 채소(18.7㏊)에 피해가 쏠렸다.

과수농가도 추석 대목을 앞두고 낙과 피해를 봐 울상을 짓고 있다. 과일 낙과만 13.4㏊나 됐다.

충주호에는 거대한 쓰레기 섬이 생겼다.

충주호(청풍호) 수계에 많은 비가 내린 탓에 풀과 나뭇가지를 비롯해 플라스틱, 캔, 스티로폼 등 생활 쓰레기가 떠밀려 왔다. 유입된 부유물 양은 1만500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장마철에도 깨끗했던 대청호에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주부터 내린 비로 호수에 100㎥ 가량의 부유 쓰레기가 둥둥 떠다녔다.

대부분 나무나 초본류, 플라스틱, 비닐, 스티로폼 등 생활 쓰레기다.

이번 집중호우가 시사하는 것은 우리나라에 기후변화가 실재하고 강수량 등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젠 기후변화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 까닭에서 자연재해에 대한 시각이 변해야 한다. 경험하지 못했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재해를 예측하고 미리 경보하는 시스템적인 구조를 마련해야 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다.

충북도와 청주시를 비롯한 자치단체도 재해 발생과 그에 대한 대책 마련을 근본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터지면 그제서야 막는 `땜질식 처방'은 되레 피해를 부추긴다.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피해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복대동 일대는 이번 비로 몇몇 상가가 물에 잠겼고, 주민들이 직접 차수막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곳은 2017년 7월 16일 기록적인 폭우로 주택과 상가 22가구,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피해가 났다.

청주시는 2018년 11월 침수 피해 예방을 위한 `복대지구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우수저류시설은 발표로만 끝났다. 계획대로 우수저류시설 공사를 마무리했다면 피할 수 있었지만, 결국 피해는 주민 몫이 됐다.

기후변화 시대를 인지하고 재해 대비를 위한 총체적인 계획과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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