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와 두꺼비생태마을
모기와 두꺼비생태마을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8.2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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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완 희 사무국장 <원흥이생명평화화의>

기상전문가들은 이미 한반도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아열대 기후로 변했다고 말한다. 이제는 북태평양기단과 오호츠크해기단이 만나 형성되는 장마철이란 개념도 바뀌어야 할 상황이다. 한여름 더위는 35도를 넘어서기가 일쑤고, 갑자기 내리는 집중호우는 필리핀 등 남쪽 아시아지역에 내리는 스콜과 비슷해졌다.

이러한 기상 변화는 바로 생태계의 변화로 나타난다. 남쪽에서나 발견되던 도깨비왕잠자리, 개미허리왕잠자리 등이 청주 인근에서 나타나고 있다. 진달래, 개나리 개화시기도 예전보다 1주일에서 보름가량 빨라지고 있다. 또한 산남동 원흥이 두꺼비의 산란이동 시기도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거의 20일가량 빨라졌다. 이처럼 뜨거워지는 지구의 문제는 우리들의 현실문제로 다가와 있다.

최근 들어 산남동에는 모기 문제로 주민들의 민원이 많다. 이전부터 이곳은 물이 많은 곳이었다. 그래서 습한 곳을 좋아하는 두꺼비, 맹꽁이 등 양서류들이 많이 살 수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항아리 모양으로 구룡산 줄기가 감싸 안고 있는 형상이이서 개발되기 이전의 이곳은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기 좋은 곳이었다. 즉 생태계 먹이사슬의 완성도가 높았던 곳이었다. 모기, 하루살이 등이 많았기에 그들의 포식자들 또한 많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개발이 완성되면서 모기와 하루살이들은 산란하고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었다. 물웅덩이 등에 산란하여 장구벌레로 유충생활을 한 후 성체로 탈바꿈하는 모기들은 물웅덩이를 찾기 위해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까지 찾아들어온다. 아파트 단지 내에 빗물이 모여 흘러내려가는 집수정이나 하수구, 정화조 등은 모기들의 산란지로써 알맞은 서식환경이 되고 있다. 이런 곳에는 겨울철에도 예전처럼 춥지 않기에 모기떼가 극성을 부리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모기의 천적들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절대적으로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 되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친환경적인 모기 방제가 여러 곳에서 시행되거나 준비 중에 있다. 서울시 양천구의 경우 모기의 유충을 공략하는 방법으로 정화조 배기관 위에 자리 잡은 환풍기의 중간에 모기출입을 막는 방충망인 '모스키토 존'을 설치해 자체 조사결과 93%의 모기방제 효과가 있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도심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잠자리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육식곤충 잠자리 한 마리는 하루 200여마리의 모기를 잡아먹으며 여름 한철 1ha의 공간에서 무려 100kg의 모기와 해충을 먹어 치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심 곳곳에 잠자리 비오톱을 만들어 생태환경을 복원하고 모기 방제도 하자는 것이다.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미꾸라지를 통한 모기방제 사업이 확산되고 있다. 고신대 이동규 교수팀 연구결과에 따르면 모기천적 중 하나인 미꾸라지는 1마리가 하루 1100마리의 모기유충을 잡아먹을 정도로 포식력이 강하고, 웅덩이 물이 일시적으로 말라도 수십 일간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 오염된 물(5급수)과 살충제에도 비교적 강하기 때문에 ㎥당 4∼6마리를 방사하면 4주후 90% 이상의 방제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원흥이 마을 역시 모기문제에서 예외가 아니다. 청주시는 전국 최고의 두꺼비생태마을로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로 산남3지구 주민들의 모기방제 민원에 대해 적극적인 대안과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환경단체가 방역을 못하게 하니 어쩔 수 없다는 어정쩡한 입장은 입주민들에게 두꺼비생태공원에 대한 불신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커다랗게 새겨진 '두꺼비생태마을'이 부끄럽지 않으려면 친환경적인 생태방역 등 생태마을에 어울리는 근본적인 계획을 수립과 주민홍보가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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