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교육철학 "걸레가 되거라"
39년 교육철학 "걸레가 되거라"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7.08.2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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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교장, 충북도교육청 최초 여성 과장 발탁
"걸레가 되거라."

충북도교육청 54년 개청 이래 최초 여성 과장으로 임명된 김경숙 청주여자고등학교 교장(59)의 교육 철학이다.

도교육청 인사를 통해 9월 1일자로 과학산업교육과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김 교장은 대학시절 은사인 박금례 교수가 제자들을 향해 던진 이 한마디를 39년 교직생활동안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김 교장은 "충북대학교 가정교육과 졸업반이던 시절 교수님은 첫 발령을 앞둔 제자들에게 '걸레가 되어라'고 말하셨다"며 "걸레가 지나간 자리는 주변이 늘 깨끗하다는 것을 기억해 학생과 주변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삶을 살라고 당부하셨다"고 상기했다.

1969년 충남 병천중학교로 첫 발령을 받으면서 교직생활을 시작한 김 교장은 그동안 진천광혜원고교, 진천여·중고, 청주여고, 청주중앙여고 교사를 거쳐 지난 2000년부터 일선 학교장으로 재직했다.

지난 2003년에는 청주여고 23회 졸업생인 김 교장이 모교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지역사회의 작은 이슈로 부각되기도 했다.

모교출신이 교장으로 부임한 경우는 김 교장이 최초였기 때문이다.

김 교장은 "양성평등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대되면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자라서 못하는 일보다는 여자이기에 가능한 일이 훨씬 많았다"며 "후배들도 남·여의 차이를 차별로 받아들이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을 영위하는 인생의 모토로 지혜와 배려, 사랑, 긍정적 생각 등을 꼽는다.

'걸레'가 된 심정으로 5분 일찍 학교에 출근해 동료의 책상을 청소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일이 불편하기보다 오히려 기쁨으로 채워진다는 김 교장은 최초 과장이라는 타이틀을 부담으로 여기기 보다는 새로운 도전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도내 여성 교사들의 선구적인 자리인 만큼 심적 부담도 있지만, 후배들에게 거울로 삼는 모범적 사례가 될 수 있도록 교육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청원 내수 출신인 김 교장은 7남매의 다섯번째로 태어나 청주여고, 충북대학 가정교육과, 중앙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김 교장은 가족으로 남편 강종성씨(62·백석대학교 물리학과 학과장)와 3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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