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침표 화룡점정
아름다운 마침표 화룡점정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8.2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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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경 훈 <정치행정부장>

1년 넘게 치열하게 전개됐던 한나라당 대선경선 드라마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일단 19일 실시된 선거결과는 박빙의 승부만큼이나 투표함 뚜껑을 열어 봐야 최종 결과를 알 수 있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또 이날 결과에 대한 승복(承服) 여부도 향후 대선정국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을 보인다.

이로 인해 8월 20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벌어지는 한나라당 대선 경선 최종전에는 그 어떤 경기보다 많은 관중들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여야를 통틀어 지지율 1, 2위인 대선주자가 벌인 이번 한나라당 경선은 판세가 요동치고, 고비와 반전이 거듭됐다.

이명박, 박근혜 빅2가 무대 주인공이 된 한나라당 경선은 이미 2006년 7월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부터 출발했다. 양측의 대결은 박 전 대표의 승리로 끝났다. 즉 경선 초기 분위기는 당을 장악한 박 전대표가 잡았던 것이다.

이후 이 전 시장은 한반도 대운하를 내놓고 표밭에 본격 뛰어들기 시작했고, 지난해 10월 북한 핵실험 이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고 올라간 뒤 줄곧 대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경선이 구체화단계에 들어가면서 양측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했다. 연초 정인봉 전 의원과 김유찬씨 폭로로 경선운동기간 끝까지 '박측 공세 이측 방어'라는 구도가 고착화 된 채 검증공방으로 치닫게하는 계기가 됐다. 또 경선시기와 선거인단규모, 여론조사 반영 방식 등 선거방법과 절차를 둘러싸고 양측은 기싸움으로 맞서기도 했다.

결국 이 후보 처남의 '전국 부동산 소유' 관련 보도가 터져 나오면서 경선을 '부동산 경선전'으로 바꾸어 놓았고, 끝내 도곡동 땅 검찰수사 발표로 이어지면서 진흙탕 싸움은 막판까지 이어졌다.

이같은 공방은 인신공격의 장으로 변질됐고 네거티브 경선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으며, 후보 본인보다 응원군이 더 몸달아 했던 경선이란 부정적 이미지를 남게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후보자들의 정책을 비교검증하는 정책비전 대회와 후보검증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사상 초유의 정치실험을 하면서 선거와 정당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또한, UCC 토론회를 포함한 TV 토론회, 전국 13곳을 순회하며 합동연설회 등을 소화해 냈다. 물론 후보검증 청문회는 수사권이나 계좌추적권이 없는 검증위의 한계로 인해 '면죄청문회', '해명청문회'라는 혹평을 듣기도 했으나 보수정당으로는 처음 다양한 절차적 민주선거 제도를 도입, 실험했다는 측면에서 평가 받을 만하다.

우여곡절 끝에 경선을 마무리한 한나라당에게는 그러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당은 양분됐고, 분열 일보직전이다.

이제 남은 것은 깨끗한 승복과 화합이다.

꼭 4개월 남은 대선은 한나라당에는 그리 만만치 않은 게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빅2 주자들의 전당대회 이후 모습은 경선과정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양 캠프에서는 멋지게 축구 한 판 한 것으로 치고, 서로를 격려하고 악수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런 화합은 지역에서도 잇따를 전망이다. 충북도 경선승복 기자회견이 예고돼 있으며, 화합의 한마당 행사도 도당 차원에서 준비중이다.

그러나 선거결과 후유증은 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당내 주도권에 변화가 이뤄지는 이번 선거는 그래서 다른 선거 때와 사뭇 다르다.

나경원 대변인의 말처럼 이제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분열과 갈등을 넘어서 화합과 대통합에 대한 요구는 골수 한나라 팬 뿐 아니라 보수세력들의 지난 10년간 소망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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