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민, 인물보다 국정안정 택했다
충북도민, 인물보다 국정안정 택했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22.06.02 0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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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컨벤션·윤석열 정부 출범 허니문효과 작용
김영환 당선인 지역문제 꿰뚫는 도백변신 과제
(왼쪽)▶ 2일 자정무렵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올림픽 국민생활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오른쪽)▶청주시 복대동 노영민 충북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가 캠프 관계자 및 지지자들이 자리를 비워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왼쪽)▶ 2일 자정무렵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올림픽 국민생활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오른쪽)▶청주시 복대동 노영민 충북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가 캠프 관계자 및 지지자들이 자리를 비워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발부터 `노영민=文心(문재인 전 대통령), 김영환=尹心(윤석열 대통령)'으로 규정된 충북지사선거는 `대통령선거의 연장전'으로 압축 정리된다.

그리고 충북도민들은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는 도지사가 되겠다”고 외친 국민의힘 김영환 당선인의 손을 들어줬다.

20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이 승리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지역이 바로 충북이다.

대선에서 윤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앞선 득표수는 0.7%p인 24만7077표에 불과했다.

반면 충북은 전체 유권자(102만649명)의 50.67%인 51만1921명이 윤 대통령을 선택했다. 이재명 후보(45만5853표/45.12%)보다 5만6068표가 더 많다.

전국 표차(24만7077표)의 22.69%에 해당한다. 윤 대통령의 승리에 충북의 표심이 가장 비중있는 역할을 한 증좌다.

결국 김 당선인의 승리에 대선 컨벤션효과가 작용한 셈이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 출범 22일만에 치러진`허니문 효과'도 작용한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김 후보의 당선에 인물론이 반영됐다고 보기엔 충북도민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시간이 너무 짧았다.

김 당선인은 지난 3월 31일 경기지사선거에서 충북지사선거로 선회했다. 불과 두달 전의 일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충북도당이 충북지사선거 공천경쟁 때문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충북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사회생활과 정치활동 전체 기간을 수도권에서 한 김 당선인의 등장에 국민의힘 쪽에서조차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장례식장에 있어야 할 근조화환 60여개가 충북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영환 당선인과 이혜훈 전 국회의원의 출마를 반대하는 의사표시로 충북도청 앞을 장식했다.

김 당선인 등 별다른 연고가 없던 중앙정치판의 인사가 국민의힘의 대선 승리에 고무돼 뜬금없이 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김 당선인의 공약도 대부분 윤석열 대통령의 충북공약과 현재 도정현안을 나열하는 수준에 그쳤다. 의료비 후불제와 육아·출산 수당 지급 등의 공약도 내놨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그래도 충북도민들은 김 당선인을 선택했다. 윤석열 정부 전반기 국정안정을 택한 셈이다.

하지만 김 당선인을 바라보는 시선엔 기대만큼 우려도 적지않다. 김 당선인은 주로 수도권 정치인으로 활동하며 충북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보인다.

선거운동기간 중 청주 오송과 오창을 혼동해 사용하는 등의 말실수도 많았다. 김 당선인의 정책능력에 대한 의문도 여전한게 현실이다.

결국 김 당선인이 겸허한 태도로 진정성을 갖고 도정을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열린 태도로 견해가 다른 목소리에도 귀기울여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후광을 얻은 정치인 도지사가 아니라 충북 구석구석의 문제를 꿰고 문제를 해소하는 도백으로의 변신이 필요한 이유다.

/석재동기자(선거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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