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바이러스
기후변화와 바이러스
  • 김혜미 청주 상당보건소 감염병대응과 주무관
  • 승인 2022.05.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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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혜미 청주 상당보건소 감염병대응과 주무관
김혜미 청주 상당보건소 감염병대응과 주무관

 

얼마 전 `유퀴즈'라는 프로그램에서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님이 나와 기후 위기와 코로나 팬데믹의 관계에 대해 방송하는 것을 보았다. 교수님은 지구 온난화로 박쥐의 분포가 열대지방에서 온대지방으로 확장됐고, 그 변화가 인류에게 새로운 바이러스를 유입했다고 했다.

지난 100년 동안 중국 남부지역으로 100종류 이상의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했으며 그중 하나가 코로나19가 됐다고 했다. 그리고 “생물 다양성의 불균형을 바로잡지 않으면 이런 일은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으며 우리는 몇 년에 한 번꼴로 마스크를 쓰고 평생 이짓하면서 생을 마감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셨다.

기후변화로 지구의 온도가 상승되어 자연재해를 일으킨다고만 생각을 많이 한다. 홍수, 가뭄, 농작물의 죽음 등 이런 것만이 기후변화의 결과가 아니라 인류를 위협하는 새로운 바이러스 감염병을 확산시킬 수 있다.

미국 조지타운대 콜린 칼슨 연구조교수 연구팀은 2022년 4월 기후변화로 인해 2070년까지 새로운 종간 바이러스 전파가 1만5천건 이상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소한 1만종 이상의 바이러스가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만 대다수는 야생 포유류에 조용히 은신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따뜻해지면 많은 동물 종들이 기생충이나 병원균을 지닌 채 새로운 환경에 내몰리고, 이전에 상호작용이 없던 종 사이에 바이러스를 공유하기가 수월해진다. 이런 환경은 둥물 매개 감염의 스필오버(종간 장벽을 뛰어넘는 현상)를 쉽게 만든다.

이 연구팀은 특히 열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인구 과밀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새로운 종간 바이러스 공유는 주로 박쥐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 예상했다.

보건소에 근무하면서 우리들은 매일 코로나19 확진자 수, 사망자 수를 통계 내고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되어 병원 입원이 필요한 분들이 있으면 병원을 안내해 주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 뿐만 아니라 A형간염, 수두, 에이즈, 결핵, 진드기 매개체 감염병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쯔쯔가무시 등등 많은 감염병들이 수시로 생겨 보고와 역학조사, 치료비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이렇게 관리하는 법정 감염병은 총 87종이나 앞으로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지 않는 이상 신종감염병의 발생은 더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등 신규 감염병이 바이러스 종간 전파를 통해 발생했다. 이러한 신종 감염병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대유행의 위험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살고 있다. 앞으로 계속 감염병과 인류는 싸우며 살아야 하지만 더 이상 악화되지 않기 위해 이제부터라도 망가진 지구를 살펴야 한다.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도록 온실가스 배출 감소, 동물 서식지 보호 등 정책뿐만 아니라 개개인 모두 생활 속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실천을 꾸준히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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