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인지 막걸리인지!
말인지 막걸리인지!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2.04.05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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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일본 정부가 또다시 심각하게 왜곡된 역사교과서 검정을 통과시켰다. 검정이 통과된 일본 역사교과서에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과 일본군 위안부 관련 강제성 지우기가 노골적일 뿐 아니라 독도에 대한 영토 주장도 더욱 치밀해졌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루고 있는 교과서 대부분은 `전쟁 중 일본군 위안부 제도에 희생된 한국인 여성'이라고 표현되어 있던 기존 문장에서 `일본군'이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또 `일본 정부가 위안부 제도에 대한 일본군의 관리를 인정했다'고 표현됐던 문장에서 `위안부 제도'를 삭제하고, `관리'란 표현도 `관여'로 수정했다.

위안부를 동원한 주체가 일본 군대가 아니라는 것을 학생들의 뇌에 주입시키려는 일본 정부의 치밀한 속내가 너무도 훤히 들여다보인다.

조선인 강제노역과 관련해서도 `조선인 연행은 모집 형식으로 시작돼 관의 알선에 의한 강제연행이 시작됐다'는 표현에서 `강제연행'이라는 단어를 삭제하고 `동원'이라는 표현으로 수정했다.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도 왜곡이 심했다. 대부분의 교과서는 `독도는 국제법에 따라 시마네현에 편입한 일본 고유의 영토임에도 한국이 일방적으로 자국 영토라 주장하며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고 기술했고 또 `일본 정부는 독도 문제를 국제재판소로의 위임을 제안해 평화적 해결을 도모하고 있지만 한국정부가 거부하고 있다'는 주장을 기술해 놓았다.

이번 일본의 왜곡된 역사교과서 검정 통과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일본대사와 회동한 직후에 곧바로 발표됐다. 이는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도 하기 전에 일본으로부터 농락당한 것이고 대한민국 자체가 조롱당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처럼 중차대하고 망신스러운 외교 사안을 놓고 대통령 인수위 측은 개별사안으로 치부하며 당선인 입장에 대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논리를 폈다. 한반도를 강제 침탈해 거의 반세기 동안 우리 민족에게 치욕스런 만행을 일삼은 일본의 날조된 역사 왜곡이 개별사안이라니 말인지 막걸리인지 도통 이해 불가이고 분통이 터진다.

이번 대통령 인수위 측의 안일한 대응은 국민으로부터 정권 교체와 함께 역사마저 교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을 낳기에 충분히 차고 넘쳤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경쟁 과정 중 국민의 귀를 의심케 만들었던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폭발도 방사능 유출도 없었다.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주둔할 수 있다'고 했던 발언이 왠지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지난해 말 일본 집권 자민당의 산하 조직으로 결성된 `한국 고통 주기 전담부서'는 갖가지 한국 제재 방안을 오는 6월까지 마련해 실행에 옮길 채비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향후 5년간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정권이 일찌감치 일본에 꼬리를 바짝 내리는 모양세라니 앞으로 전개될 한일관계 대응전략이 암담하기 그지없다.

한일 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일본의 역사왜곡부터 똑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국민적 기본상식이다. 또 제2의 식민시대를 꿈꾸며 주도면밀하게 역사왜곡을 획책하고 있는 일본 정부를 호되게 한방 먹여줄 대통령이 대한민국에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도 국민적 기본상식이다. 이처럼 매우 쉽고도 간단한 국민적 기본상식을 인수위는 그렇다 치고 오는 5월 10일부터 대한민국의 새 시대를 열어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만큼은 잘 숙지하고는 있으리라 굳게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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