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화 20분만에 10층까지 `화르르' 이번에도 드라이비트가 火 키웠다
발화 20분만에 10층까지 `화르르' 이번에도 드라이비트가 火 키웠다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2.03.29 1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주 MS산부인과 큰 불 … 20여명 부상
건물 외벽 압출법보온판 사용 … 단점 화재 취약
필로티구조 주차장서 일직선 연결 통로로 번져
2014년 건축허가 개정 건축법 적용 대상 제외
29일 오전 10시 9분쯤 청주 MS여성의원 건물 1층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29일 오전 10시 9분쯤 청주 MS여성의원 건물 1층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29일 청주 MS여성의원에서 난 불이 순식간에 커진 것은 건물 외벽의 가연성 마감재와 주차장의 필로티 구조 때문이다.

이날 오전 10시 9분쯤 산부인과 신관 건물 1층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20분도 채 되지 않아 건물 10층까지 빠르게 번져 올랐다.

주차장 천장에서 시작한 불이 건물 외벽을 타고 삽시간에 번진 것이다. 가연성 마감재 등 시공 방식이 화재를 키우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신관 주차장 외벽은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붙여진 가연성 마감재로 시공됐다. 드라이비트는 건물 외벽에 스티로폼이나 우레탄폼을 바른 뒤 알루미늄 패널로 덧대는 공법이다. 불에 잘 타고 연소되면 강한 유독가스를 내뿜는다. 불연자재를 사용하는 것보다 20~30% 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관 건물 외벽은 단열재로 압출법보온판이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압출법보온판은 폴리스틸렌을 원료로 만들어진 단열재다. 습기와 수분에는 강하지만 스티로폼과 마찬가지로 화재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 신관은 지하 1층, 지상 10층, 전체면적 8792.62㎡ 규모로 2017년 지어졌다.

제천과 밀양 화재 이후 2019년 하반기부터 병원과 학교 등에서 가연성 외장재 사용을 금지하도록 하는 건축법 시행령이 개정됐지만 이 산부인과는 2014년 건축허가를 받아 개정된 건축법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불이 시작된 지하 1층 주차장도 필로티 구조다. 필로티 구조는 바람이 잘 통하는 구조상 화재가 커질 수 있다.

이날 불은 20분도 채 되지 않아 건물 10층까지 빠르게 번져 올랐다. 건물 1층부터 꼭대기까지 일직선으로 연결된 통로를 따라 불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필로티 구조의 단점이다.

필로티 구조도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밀양 세종병원 화재 등의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산부인과는 신관 건축 당시 공사비와 관련해 시공사와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까닭에 시공사 측에서 공사비를 아끼려 드라이비트와 필로티 공법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병원 측에서도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