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미호종개의 서식환경(3)
<18> 미호종개의 서식환경(3)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8.09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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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식처 황소개구리 올챙이 발견… 먹이경쟁 통해 악영향

글 김성식 전문기자·사진 유현덕기자
육식성 외래어종 인한 생태계 교란 매우 심각
백곡천서 미호종개 서식처 동서종 16종 확인

◇ 동서종(同棲種) 조사 결과
생태학에서 동서(同棲)란 '서로 다른 종류의 동물이 한 곳에서 함께 사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미호종개의 동서종(혹은 동서어종)이라 함은 미호종개와 종은 다르지만, 미호종개가 사는 일정 서식처 범위 안에서 함께 살고 있는 어류를 일컫는다.

다시 말하자면 미호종개의 이웃 물고기로서, 미호종개의 서식처를 중심으로 이뤄진 물속 생태계의 주인공들인 셈이다. 이들이 미호종개의 서식환경 요소로서 중요시되는 것은 같은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크든 작든, 또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미호종개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사회에서 주변 사람들이 하나의 환경요인으로 작용하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다. 생태계란 본디 '일정한 지역의 생물 공동체와 이들의 생명 유지에 근원이 되는 무기적 환경이 서로 복잡한 상호 의존관계를 유지하면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 체계'임을 생각할 때 상호 주고 받는 영향은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다.

미호종개 입장에서 보면 동서종 가운데에는 산란장소 및 은신처 등 주요 서식처(미소 서식처)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상대(모래무지, 흰수마자 등)가 있을 수 있고, 먹이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대(미꾸리과, 모래무지, 흰수마자 등)도 있을 수 있으며 육식성 어종인 경우에는 생명을 직접 위협하는 것들(큰입배스, 블루길, 쏘가리등)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동서종을 살펴보는 것은 미호종개 서식처를 중심으로 한 물속 생태계의 건강도를 알아볼 수 있는 외에도 미호종개가 처한 현실을 이해하는 데에도 매우 필요한 방법이다.

다음은 국립중앙과학관 홍영표 박사(어류분류학)와 BLS테크 이순재 기술이사(생태조사 담당) 등이 참여한 가운데 최근 실시한 본보 취재팀의 조사 결과이다. 이번 조사 결과 미호종개 서식처의 동서종은 총 34종으로 나타나 금강수계 전체의 서식 어종수 139종의 24.5%로 분석됐다.

이들 동서동 가운데 분포비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난 종은 돌마자, 모래무지, 피라미 등이었으며, 최근 순천향대 방인철 박사팀(해양생명공학과)이 찾아낸 진천 백곡천의 집단서식처는 유독 미호종개가 우점종으로 조사돼 큰 대조를 보였다.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는 공주 유구천과 청양 지천에서 멸종위기 1급어종인 흰수마자가 발견된 점과 모든 미호종개 서식처에서 어류는 아니지만 외래동물인 황소개구리 올챙이가 다수 발견됐다는 점이다. 황소개구리 올챙이는 습성상 미호종개 서식처 주변에 살면서 먹이경쟁을 통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특히 산란기때 미호종개의 알을 주워먹는 것으로 추정되는 등 미호종개의 개체수를 감소시키는 하나의 위해동물로 여겨진다.

①미호천 본류

미호종개의 타입로컬리티인 미호천 본류 팔결교 지점과 농다리 지점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동서종은 총 13종으로 나타났다. 이들 두 지점은 이번 조사에서 각각 한 개체씩의 미호종개가확인됐으며,우세종은모래무지 27%, 돌마자 25%로 조사됐다. 동서종 목록을 보면 잉어, 붕어, 떡붕어, 모래무지, 돌마자, 몰개, 미꾸라지, 미호종개,동자개, 블루길, 큰입배스, 갈문망둑,가물치 등인 가운데 육식성 외래어종인 블루길과 큰입배스의 풍부도가 10% 이상으로 나타나 외래 도입어종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판단됐다. 특히 팔결교 지점은 여름철이면 전문 낚시인들인 루어꾼들이 연일 찾아와 배스낚시를 할 정도로 큰입배스의 출현율이 높은 편으로, 이로 인해 미꾸리과의 일종인 미호종개의 서식환경이 매우 불안정함을 알 수 있었다.

②백곡천 상류부

방인철 박사팀이 미호종개를 첫 발견할 당시 '현존 개체수 1만468마리'로 추정한 백곡천 상류부의 동서종은 총 16종으로 확인됐다. 국내 최대의 집단 서식지를 대변하듯 전체 16종 중 미호종개가 약 21%로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그 다음은 몰개(20%)로 나타났다. 동서종 목록은 붕어, 떡붕어, 돌고기, 모래무지, 참마자, 돌마자, 몰개,버들치, 피라미, 치리, 미꾸리, 참종개,미호종개, 점줄종개, 밀어, 민물검정망둑 등이며, 외래어종으로는 떡붕어가 확인됐다. 떡붕어는 잡식성이지만 식성이 게걸스러워 타 어종의 알까지 먹어치우는 것으로 알려져 이 역시 미호종개의 안전을 위협하는 하나의 환경요인이라 할 수 있다.

③대전 갑천

이번 조사에서 총 36마리의 미호종개가 확인된 대전 갑천 월평공원 인근 지점의 동서종은 모두 10종으로 집계됐다. 전체 10종 가운데 모래무지가 26.4%로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그 다음은 피라미 23.3%, 돌마자 21.2%의 순으로 분석됐다.

동서종 목록은 붕어, 납지리, 모래무지, 돌마자, 피라미, 참종개, 미호종개, 점줄종개, 눈동자개, 큰입배스 등인 가운데 미호종개는 약 3%의 분포 비율을 보였다. 이 지점에서의 큰입배스 분포비율은 3%로 미호종개와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취재팀의 현장 조사때 타 어종의 포식장면이 수차례 목격될 정도로 최근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미호종개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④공주 유구천

총 13마리의 미호종개가 확인된 공주 유구천의 동서종은 모두 22종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미호종개 서식처 중 가장 많은 동서종수이다. 동서종 가운데에는 앞서 말한 바 대로 다량의 흰수마자가 미호종개와 함께 서식하면서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두 어종은 특히 '모래'가 중요한 환경인자로서 대부분의 생활을 가는 모래가 깔린 바닥에서 함께 영위함으로써 서식처를 차지하려는 경쟁, 혹은 먹이경쟁에 있어 다른 어종보다 훨씬 더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서종 목록은 잉어, 붕어, 각시붕어, 납자루, 칼납자루,납지리, 참붕어, 돌고기, 모래무지, 줄몰개, 흰수마자, 돌마자, 누치, 참마자,피라미, 참종개, 미호종개, 점줄종개,동자개, 얼룩동사리, 밀어, 민물검정망둑 등이다.

⑤청양 지천

총 11마리의 미호종개가 확인된 청양 지천에서는 21종의 동서종이 관찰됐다. 이 중 피라미가 35%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은 돌마자 14.5%, 모래무지 10% 순으로 많았다. 미호종개는 1.2%의 분포 비율을 보였다.

동서종 목록은 붕어, 납자루, 칼납자루, 납지리, 참붕어, 돌고기, 모래무지, 줄몰개,흰수마자, 돌마자, 누치, 참마자, 피라미, 참종개, 미호종개, 점줄종개, 동자개, 자가사리, 얼룩동사리, 밀어, 민물검정망둑 등이다. 이 지점에서는 많은 개체는 아니지만 희소종인 흰수마자가 미호종개와 함께 발견돼 관심을 끌었다.

▲ 이번 조사 결과 미호종개의 모든 서식처에서 외래동물인 황소개구리 올챙이가 다수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황소개구리 올챙이는 육식성 외래어종인 큰입배스, 블루길 등과 함께 미호종개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위해동물'로 여겨진다.

 

▲ 대부분의 미호종개 서식처에서 우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돌마자. 돌마자와 함께 모래무지와 피라미도 비교적 높은 분포 비율을 나타내 보편적인 '미호종개의 이웃 물고기'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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