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불치·정신병 아닌 신경계 질환”
“뇌전증, 불치·정신병 아닌 신경계 질환”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2.02.1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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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30만~40만명 발생 … 비정상적 뇌파 원인
전문의 상담 약물·수술 치료로 일상생활 가능
발작 땐 기도 확보 … 반복되면 응급실 찾아야

2월 14일은 `세계 뇌전증의 날'이다. 2015년 국제뇌전증협회(IBE)와 국제뇌전증퇴치연맹(ILAE)은 매년 2월 둘째주 월요일을 세계뇌전증의날로 제정했다.

뇌전증(epilepsy)은 그리스어로 `악령에 영혼이 사로잡힌다'는 의미다. 한때 뇌전증을 일컫던 간질이나 전간증 역시 `미친병', `지랄병'이라는 의미였다. 이 때문에 여전히 뇌전증을 정신질환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최윤호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전증은 흔한 신경계 질환 중 하나로, 결코 불치병이나 정신병이 아니다”며 “숨겨야 하는 질환이 아닌, 정확한 진단으로 치료 가능한 질환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 비정상적 뇌파가 원인…연간 30만~40만명 병원 찾아

뇌전증은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국내의 경우 한해 30만~40만명이 병원을 찾는다. 뇌질환 중 치매(70만명), 뇌졸중(60만명)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20세 미만의 소아청소년기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인구 고령화와 함께 노년층 환자가 늘고 있다.

뇌전증은 비정상적인 뇌파 때문에 발생한다. 뇌 속에 있는 신경세포는 서로 연결돼 미세한 전기적 신호로 정보를 주고받는데, 이 과정에서 뇌신경세포에 과도하게 전류가 흐르면 발작이 나타난다.

뇌전증 발작을 일으키는 원인은 무수히 많고, 연령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원인은 ◆유전 ◆분만 중 뇌손상 ◆뇌염이나 수막염 후유증 ◆뇌가 형성되는 중에 문제가 있는 경우 ◆뇌종양 ◆뇌졸중 ◆뇌혈관 기형 ◆뇌 내 기생충 등이 있다. 하지만 원인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 약물·수술 치료로 대부분 일상생활 가능

뇌전증 치료는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뉜다. 뇌전증 발작을 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항경련제 복용이다. 뇌전증 환자의 60% 이상은 적절한 약물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단, 뇌전증 발작의 종류와 뇌전증 증후군에 따라 사용하는 약물이 조금씩 달라 신경과 전문의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반면 뇌전증 환자의 약 30%는 약물치료로도 발작이 잡히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으로 진단되는데, 이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최윤호 교수는 “뇌전증 발작의 원인 현상을 억누르는 약물을 쓰거나 병소를 제거하면 대부분 조절이 가능해 일부는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 발작 시 기도유지 중요…반복되면 응급실 찾아야

뇌전증 발작이 발생하면 당황하지 말고 환자를 안전한 곳에 눕힌 후 몸을 조이는 벨트나 넥타이 등을 느슨하게 한다. 특히 숨을 잘 쉴 수 있도록 기도유지를 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입에 이물질이 있는 경우 반드시 단단한 기구를 사용해 빼낸다.

상비약 등을 입으로 투여하면 흡인성 폐렴이나 기도폐색을 일으킬 수 있으니 이는 절대 하면 안 된다.

만약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발작이 반복되거나 의식 회복 없이 30분 이상 지속하면 매우 위급한 상황(뇌전증지속증)이니 즉시 응급실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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