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스마트 팜 이야기 - 메트로팜
좌충우돌 스마트 팜 이야기 - 메트로팜
  • 윤인기 두성기업 대표이사
  • 승인 2022.02.08 1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임즈 포럼
윤인기 두성기업 대표이사
윤인기 두성기업 대표이사

 

장원급제를 한 뒤 꽃가마에 앉아 세상을 다 가진 미소를 머금고 고향으로 향하는 주인공에 관한 애니메이션이 떠오른다. 성공 후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고향에 온 자식은 부모님께 큰절을 올린다. 가족들과 얼싸안고 인사를 나눈 뒤 동네잔치를 연다. 동화는 대부분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그 후 전개될 이야기는 독자의 상상에 맡겨지게 된다.

성공한 사람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고 타국에 이민을 간 이들이 향수병에 걸리는 이유는 왜일까. 중국의 철학자 `이푸투안'은 각자의 추억이 최대치로 쌓인 공간이 주는 익숙함과 편안함이라고 한다. 인간에게는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하는 일도 많아지고 신경 쓸 일도 많아진다. 해맑게 웃고 떠들던 걱정 없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다.

서울 출장길 도심에 들어서니 빈 상가에 `임대' 현수막이 쉴 새 없이 보인다. 대한민국 경제 1번지였던 명동마저 공실률이 전체 상권 50%에 육박한다는 뉴스는 모두의 걱정거리 일 것이다. 평소 관심 있게 보던 지하철 7호선 상도역 메트로팜을 찾아가 보았다.

메트로팜은 지하철역 공실을 활용해 수직형 스마트팜을 설치 운영하는 곳이다. 상도역에 이어 답십리역, 충정로역에도 메트로팜이 들어서 있다. 인구 절벽과 상권이동으로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공실은 일반 상가뿐 아니라 지하철 상가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시와 교통공사, 민간 기업의 합작으로 유휴공간을 재활용했다. 상도역 메트로팜은 약 120평의 면적에 4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각 구역은 유리로 된 수직농장, 컨테이너 독립형 농장, 어린이를 위한 교육공간, 현장에서 바로 농산물을 판매하고 소비하는 샐러드 카페이다.

건강을 챙기는 현대인과 채식을 위주로 하는 이들에게 큰 관심일 수밖에 없다. 샐러드 카페에서는 시중보다 훨씬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작물을 재배해 소비자에게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잡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유통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절약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공간은 어린이를 위한 `명탐정! 스마트팜 씨앗 실험실습'이다. 5~10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다섯 가지 수업을 진행하는데 내용 또한 알차서 한참을 지켜보았다. 누구든 수직농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멸균된 옷을 착용하고 에어샤워를 거쳐야 한다.

농장 안으로 들어서면 밀폐된 무균 환경 덕분에 제초제나 살충제가 필요 없다. 이로써 무농약 유기농 작물을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채소의 종류 또한 다양하며 여러 단계의 트레이를 볼 수 있다. 흙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양액을 이용하여 일반 채소에 비해 더 많은 양의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다.

메트로팜으로 확인했듯 수직형 스마트팜은 쏟아지는 공실을 채울 수 있는 대안이다. 건물주에게는 공실 해결과 임대수익을 대신해 줄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도시농업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좋은 활용방안이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