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운 막아주는 용맹한 영물로 친근
액운 막아주는 용맹한 영물로 친근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1.02 2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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壬寅年 생활속에 깃든 호랑이와 충북의 전설
청주 상당산성 서문 미호문
영동 박연 지켜주던 의호총
청주 명암동 `범바위골' 등
도내 지명 곳곳서도 사용돼
반야사 호랑이 

2022년 새해는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해다. 호랑이 중에서도 가장 힘이 세다는 흑호(黑虎)로 새해,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낸 지구촌 사람들에게 호랑이의 우렁찬 포효가 용기를 불어넣듯, 나쁜 기운을 모두 물리치길 기원하며 우리 생활 속에 깃든 문화적 상징과 정서를 알아본다.

# 용맹스럽지만, 우화적인 호랑이
우리 민족에게 호랑이는 무섭지만 친근한 동물로 인식되어 있다. 단군신화에도 등장하는 호랑이는 곰과의 경쟁에서 실패했지만, 인내의 상징인 곰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호랑이는 산을 지키고 다스리는 산군(山君)으로 여겨지던 영물이다. 절에 가면 가장 높은 곳에 산신각(山神閣)이 있고, 그 안에는 산신령과 함께 호랑이가 그려진 탱화가 걸려 있다. 호랑이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이야기로, 지명으로, 그림으로, 전설로 자리 잡고 있다. 천하무적 용맹함을 지녔지만, 한없이 정이 많은 동물로 의인화된 호랑이는 우리 민족과 뗄 수 없는 동물이다.

호랑이의 용맹함은 벽사의 흔적에서 엿볼 수 있다. 새해 첫날 풍습으로 대문 위에 호랑이 그림을 걸었다. 호랑이가 그려진 그림이나 부적이 나쁜 기운을 막아줄 것이라는 믿음에서였다.

88서울올림픽때는`호돌이'로,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수호랑'으로 한국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 충북의 호랑이 이야기와 전설
충북의 대표적인 호랑이 관련 이야기는 청주 상당산성에서 찾을 수 있다. 청주시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상당산성 서문이 바로 미호문(彌虎門)이다.

땅 모양이 호랑이가 뛰기 전 움츠린 모양으로 호랑이가 떠나면 땅 기운이 다해 호랑이의 목에 해당하는 곳에 성문을 세우고 미호문이라 하였다.

영동군 난계 박연선생의 부친 박천선 묘 아래에는 의호총(義虎塚)이 있다. 박연이 시묘살이할 때 지켜주던 호랑이가 함정에 빠져 죽자 어머니 묘 앞에 묻어주고 비석을 세웠다는 전설이 있다. 영동 반야사에는 백화산 기슭에 수천년간 흘러내린 돌무더기가 숲과 어우러져 호랑이 형상을 이룬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지명에서도 호랑이 관련 전설을 찾아볼 수 있다. 청주 명암동은 범바위골(虎岩谷) 또는 범밭골(虎田谷)이라고 불렸다. 1920년대까지만 해도 밤낮으로 호랑이와 늑대가 출몰해 붙여진 이름이다.

충주시 호암동(虎岩洞) 역시 큰 바위에 호랑이가 앉아 있는것 같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영동군 상촌면 `각호산(角虎山)', 단양군 가곡면 `범바위', 단양군 대강면 기촌리 `맹호바위', 청주 오송읍과 옥산면 신촌리 경계의 `범말'등이 호랑이 이야기가 서린 지명이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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