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은 눈물만 국민들은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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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7.2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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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라크에 승부차기 석패… 47년만의 아시안컵 우승 꿈 '물거품'
'47년 만의 우승이 이라크라는 복병에 막혀 꿈속으로 사라졌다.'

한국축구대표팀은 25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AFC 아시안컵2007 4강전에서 승부차기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D조 예선을 힘겹게 통과한 한국은 네차례 연속으로 8강에서 격돌한 이란에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진출했으나 이라크에 덜미를 잡혀 패해 47년만의 우승에 대한 꿈을 접어야 했다.

예선 1차전에서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 1대1로 비겼던 한국은 2차전에서 바레인에 선제골을 넣고도 1대2로 역전패, 본선 자력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를 1대0으로 격파하고 사우디가 바레인을 4대0으로 이겨 가까스로 8강에 합류한 뒤 승부차기를 통해 이란의 벽을 넘었지만 이라크에 져 4강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한국축구는 그동안 세계무대에서 월드컵 6회(통산 7회) 연속 진출로 아시아 국가 중 최다 출전 기록을 보유하게 되었고,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아시아 최초로 4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며 '아시아의 강호'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득점력 부재를 들어내며 또 다시 고배를 마시며 지난 56년(1회)과 60년(2회) 대회 연속 우승 이후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아시안컵은 흔히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8), 아프리카네이션스컵, 남미의 코파아메리카와 함께 대륙별 국가대항전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는 대회다. 우승팀에는 월드컵에 앞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주최의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다.

현재 아시안컵 최다 우승국은 일본과 중동의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이상 3회)로서 지난 92년 대회를 비롯해 2000년과 2004년 연속우승을 이룬 일본은 독일에서 열린 지난 2005컨페더레이션스컵에 아시아 대표로 출전해 브라질, 독일 등 강호들과 자웅을 겨루는 혜택을 누렸다.

한국은 예선을 통과한 본선 진출 4개 팀이 풀 리그로 우승을 가리는 방식으로 치러진 56년 제1회 홍콩 대회에 나가 개최국 홍콩과 2대2로 비긴 후 이스라엘을 2대1, 베트남을 5대3으로 제압하고 우승컵을 차지해 초대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이어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렸던 60년 2회 대회에서도 베트남(5대1 승), 이스라엘(3대0 승), 대만(1대0 승)을 차례로 꺾고 전승으로 2연패의 위업을 달성,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더 이상 한국 축구와 아시안컵 우승과의 인연은 없었다.

세번째로 열린 지난 64년 이스라엘 대회 때는 1승2패로 3위에 그쳤고, 68년 이란 대회에서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또 김호, 김호곤, 이회택, 차범근 등 당시 축구 스타들이 총출동한 제5회 태국 대회(72년)에서는 4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태국을 꺾고 결승에 올랐지만 이란에 1대2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또한 지난 76년 이란 대회에서는 두 번째 본선 진출 실패의 수모를 겪었고, 다시 본선 진출에 성공한 80년 쿠웨이트 대회에서는 19살의 신예 골잡이 최순호가 해트트릭을 포함, 7골을 터뜨리며 결승까지 올랐다. 그러나 홈팀 쿠웨이트에 0대3으로 완패,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다.

84년 싱가포르 대회에서 한국은 조별 리그 2무 2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4강 진출에 실패했고, 이회택 감독(현 대한축구협회기술위원장)이 지휘봉을 잡은 88년 제9회 카타르 대회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서는 0대0으로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대4로 져 무릎을 꿇었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지난 92년 대회에서는 세번째로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은 이 대회에서 미우라 카즈요시, 이하라 마사미, 나카야마 마사시, 루이 라모스 등을 앞세워 첫 우승을 차지해 한국의 '아시아 최강'이라는 입지마저 흔들리게 되었다.

지난 96년에는 박종환 감독이 황선홍, 김도훈, 고정운, 김주성, 유상철, 김병지 등 당시 내로라 하는 스타들로 대표팀을 꾸려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제11회 대회에 참가했다. 그러나 8강에서 이란의 알리 다에이에게 후반에만 4골을 내주며 2대6으로 대패하는 '치욕'을 겪었다.

지난 2000년 레바논 대회에서는 허정무 감독이 이후 2002 한-일월드컵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이운재와 홍명보, 이영표, 박지성, 유상철, 설기현 등이 포함된 대표팀을 이끌고 나가 일본,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가장 최근에 열린 2004년 중국 대회에는 네덜란드 출신 요하네스 본 프레레 감독의 지휘 아래 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로 팀을 꾸려 크게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8강에서 또 다시 이란의 벽을 넘지 못하며 결국 3대4로 패배, 4강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파란만장했던 한국 대표팀의 아시안컵 도전사는 이번 대회에서도 계속됐다. 핌 베어벡 감독의 지휘아래 47년만에 우승컵 탈환을 노렸던 대표팀은 조예선에서 사우디와 1대1로 비긴 뒤 바레인에 1대2로 충격의 패배를 당해 사실상의 8강 자력 진출이 힘들었다.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인도네시아를 꺾고 사우디의 도움으로 힘겹게 8강에 진출한 한국은 '난적' 이란을 꺾으며 우승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으나 이라크에 결승행 티켓을 내주며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되찾는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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