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어떻게 해야 하지요?” 주민들 낙담
“이젠 어떻게 해야 하지요?” 주민들 낙담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11.24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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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폐기물 소각장 들어설 강내면 연정리를 가다

대청그린텍 소각장 불허취소 패소 청주시 상고 포기
“건강 누가 책임지냐·청주 전체 문제” … 시민 비난 여론
市 “실익 없다고 판단” 말만 되풀이 … 지역주민 분통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연정리 대규모 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설 부지, 초입엔 울타리가 설치돼 있고, 출입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이주현기자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연정리 대규모 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설 부지, 초입엔 울타리가 설치돼 있고, 출입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이주현기자

 

24일 오후,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연정리 대규모 폐기물 소각시설이 들어설 부지는 울타리에 입구마저 굳게 잠겨 진입이 불가능했다.

동행한 이장 조모(70)씨는 “몇년 전부터 대청그린텍의 폐기물 처리시설 건립을 발벗고 반대해왔지만, 이제는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허탈해 했다.

대청그린텍과의 소각시설 불허취소 행정소송 1~2심에서 잇따라 패소한 청주시가 최근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상고심은 원심(사실심) 판결에 대한 법령 위배 여부를 심사하는 법률심으로 사실상 파기환송 가능성이 희박하다는게 청주시의 판단이다.

조 씨는 며칠 전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듣고, 지난 23일 주민 1명과 함께 항의차 청주시청을 방문했다.

한범덕 청주시장을 직접 만나 시의 입장 등을 물었지만 원론적 답변 뿐, 소득 없이 돌아왔다.

조 씨는 “주민들 대부분이 고령이고, 이런 상황에 대해 막막해하고 있다”며 “하지만 주민들의 건강과 생존이 달린 민감한 문제인 만큼 앞으로도 계속 반대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마을 주민 이모(56)씨도 “이렇게 된 상황을 인정할 수 없다”며 “주민들이 뜻을 모아 적절한 대처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탑연리에서 만난 마을 주민 3명도 생각이 다르지 않았다.

연정리 폐기물소각시설 문제는 청주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한창 논란이다.

한 시민은 “소각시설이 들어서는 부지와 조금 떨어진 곳에 대학교과 아파트, 주택이 있다”며 “이들의 건강은 누가 책임지냐”고 따졌다.

또 다른 시민은 “폐기물 처리시설은 이 지역 문제가 아닌 청주 전체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청주시와 이런 상황을 초래한 전임 청주시장에 대한 비난 여론도 적지 않았다.

청주시 관계자는 “고문변호사 등의 자문을 거친 결과, 상고해봐야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포기한 것”이란 말만 되풀이 했다.

대청그린텍은 이미 2017년 청주시로부터 사업계획 적합 통보와 건축 허가까지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조만간 폐기물 소각시설을 착공할것으로 보인다.

하루 94.8t 규모의 소각시설(폐기물중간처분업)과 200t 건조시설(폐기물중간재활용)이 들어서게 된다.

사업 인가를 내줬던 청주시는 2019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미제출, 환경성조사서 부실·축소, 중대한 사정(미세먼지 심각) 등을 사유로 뒤늦게 취소 처분을 내렸지만 법원 패소로 무용지물이 됐다. 주민들은 잘못된 시 행정으로 주민들만 피해를 보게됐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주현기자
jh20130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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