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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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7.07.1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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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일
이 수 한 <행동하는 복지연합 공동대표>

오래 사는 것은 인류의 꿈이었다. 그 꿈이 현실이 됐다. 지난 30여년간 보건·의료기술의 발달과 국민소득의 증대로 인한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평균수명이 연장됐다. 총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1980년대 이후 상승해 2000년에 7.2%를 넘어 고령화 사회에 돌입했으며, 고령사회를 향한 속도가 저출산 현상과 맞물려 더욱 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부 학자는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로 파급되는 사회문제를 일컬어 '연령혁명(age revolution)'이라고 지칭한다.

통계청이 국제연합(UN)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인구 전망과 우리나라 장래인구 추계 자료를 분석·발표한 '세계 및 한국 인구현황'에 따르면 80세 이상 초고령 인구 비율이 오는 2050년 14.5%로 세계 평균치인 9.4%보다 훨씬 높고,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05년 9.1%에서 2050년 38.2%로 높아지면서 세계 평균인 16.2%의 2배를 넘어설 것이라 했다.

노령화 지수(0∼14세 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비율)도 2050년 429로 세계 평균(82) 5배에 이르면서 세계적으로 가장 늙은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산업화, 도시화, 핵가족화로 대변되는 현대사회의 변화는 가족제도의 변화, 노인에 대한 태도의 변화 등으로 이어져 노인들은 전통사회에서 지니고 있던 지위를 상실하게 됐고, 그들이 겪게 되는 여러 가지 곤란과 더불어 노인문제는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게 되었다.

공경의 대상이었던 노인은 보호 대상이 됐고, 가족의 부양부담 가중과 학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류의 오랜 꿈인 장수가 현실이 됐지만, 그 현실은 또 다른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단순히 노인인구가 많아진다는데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다. 노인층의 증가가 문제가 아니라 고통 받는 노인이 증가하는데 문제가 있다. 또한 노인 역시 이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부양의 대상으로만 보려는데 원인이 있다. 노인문제는 노인을 현 사회의 경제적 부를 가능케 한 주역으로 인정하고, 걸맞는 대우 받을 권리를 보장하며, 노인 역시 현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주체임을 감안해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제도적 개혁을 통해 해결해야만 한다.

선행될 것은 노인의 오랜 경험과 능력을 사회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시니어 클럽과 같은 정책이다. 시니어 클럽은 노인이 주체가 돼 일하게 함으로써 노인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다. 이런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노인 개인의 보람과 생활만족은 물론 자신의 문제(빈곤, 건강, 소외, 역할상실 등)를 스스로 예방하고 해결하는데 있어서도 유익하다.

일이라 함은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것만을 의미해선 안 된다. 노인이 주체가 돼 노인을 보호하는 이른바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자원봉사활동, 경험이나 지식을 활용해 어린이들을 돕는 일 등도 중요한 일이다. 노인대학과 같은 사회교육 과정에 참여해 긴 여가시간을 올바로 활용하는 것도 노인에게 있어서 중요한 과업이요 일이다.

노인문제 해결의 가장 좋은 방안은 노인이 주체가 되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노인의 평균수명 연장과 경제적 안정화 추세, 교육 수준과 건강상태 향상, 여가시간의 증가는 노인이 사회복지의 대상만이 아니라 주체가 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고 있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의미가 함께 내포하고 있다. 노인인구 증가의 위험을 일자리 마련을 통한 사회기여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노인 문제는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가족의 문제일 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노인인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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