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팩 재활용? … 수거는 `시늉만'
아이스팩 재활용? … 수거는 `시늉만'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09.15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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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크기·타입·상표 등 수거 조건 까다로워
무료 재활용업체만 유리 … 시민참여 독려 공염불

청주시가 미세먼지 줄이기 일환으로 `아이스팩'을 수거하고 있지만 까다로운 배출방법으로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특히 시가 수거 가능한 아이스팩 조건으로 젤 타입과 중형크기, 사용업체의 상표가 없는 것으로 제한하면서 수거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청주시와 시민·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시는 미세먼지 NO! 라는 슬로건 속에 `아이스팩 재사용'을 권장하며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아이스팩을 수거하고 있다.

아이스팩의 수거 양에 따라 종량제봉투를 제공하면서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스팩이라고 모두 수거되는 것은 아니다.

시가 수거 가능한 아이스팩의 조건을 까다롭게 규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현재 수거되는 아이스팩은 아이스팩의 젤 타입과 크기, 사용업체 상호 등 상표가 없는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활용을 위해 아이스팩을 모은 시민들마다 일부 규정에 맞는 아이스팩을 제외하고는 쓰레기로 버리는 상황이다.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 이모씨(56)는 “미세먼지를 줄이고 지구 환경을 살리는 차원에서 아이스팩을 모아 동사무소를 찾았는데 재사용 가능한 크기가 아니라 수거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하자는 의미인데 아이스팩의 크기 때문에 수거가 불가능하다는 말에 황당했다”고 전했다.

율량동에 사는 주부 차모씨(45)는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규정한 아이스팩을 보니 크기와 타입, 상호가 없는 것 등”이라며 “이렇게 까다로우면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힘들다. 결국 쓰레기 줄이기 운동의 시늉만 내고 정작 자원 재사용은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처럼 아이스팩 재사용과 관련해 선별적 수거가 이루어지면서 지역의 환경단체도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지역 환경단체들은 아이스팩 재사용을 위해 조건 없이 수거해 사용처에 갖다 주고 있지만 청주시는 제한적으로 수거하고 있다”면서 “크기나 타입, 상호가 적힌 아이스팩 등은 재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시민들이 이 운동에 쉽게 참여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창구를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와 같은 방식의 수거는 무료로 가져다 쓰는 사용업체만을 위한 것일뿐 주민 참여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며 “아이스팩 수거 조건을 두지 말 것”을 주장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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