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곁 지켜 목숨 구한 ‘백구’ 국내 최초 명예119구조견 임명
할머니 곁 지켜 목숨 구한 ‘백구’ 국내 최초 명예119구조견 임명
  • 오세민 기자
  • 승인 2021.09.06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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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 치매 노인 체온으로 구해 … 소방교 계급 수여

 

충남에서 대한민국 첫 명예119구조견이 탄생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6일 오후 홍성 역재방죽공원 의견(犬)상 앞에서 반려견 백구(견령 4세·사진)를 전국 1호 명예119구조견으로 임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도의회 안전건설소방위원회 이계양 위원장, 이종화·조승만 도의원(홍성), 이만형 홍성경찰서장, 홍성소방서 의용소방대연합회 김문석·장재복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임명 경위 소개, 임명장 및 소방교 계급장 수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또한 견주인 심금순(여·65)씨를 비롯해 홍성군 서부면 어사리 이상배 이장, 홍성군유기동물협회 복진수 소장 등도 참석해 축하해 줬다.

백구가 우리나라 첫 명예119구조견으로 임명된 것은 치매환자인 90세 할머니가 길을 잃어 논둑에 쓰러졌을 때 곁을 떠나지 않고 하루가 넘도록 생명을 구하고 구조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4일 홍성군 서부면에서 저녁 11시를 마지막으로 어머니인 김 씨가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인근 농장의 CCTV로 마을 밖으로 벗어나는 김 씨의 모습을 확인하고 마을 주민들과 함께 수색에 나섰지만 이틀째 미궁에 빠졌다.

경찰의 공조 요청을 받은 도 소방본부는 홍성소방서와 서부면 남녀 의용소방대 대원들을 현장에 투입해 수색에 나섰다.

합동수색을 시작한 지 3시간 만인 이날 오후 3시 30분경 경찰의 열화상 탐지용 드론 화면에 작은 생체 신호가 포착됐다.

벼가 무성히 자란 논 가장자리 물속에 쓰러져있던 김 씨 대신 곁을 지키던 백구의 높은 체온이 확인된 것이다. 발견 당시 저체온증을 호소하던 김 씨는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내포 오세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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