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낭만이 뭐예요?”… 코로나 학번의 비애
“캠퍼스 낭만이 뭐예요?”… 코로나 학번의 비애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1.08.10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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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 20학번, 입학식 취소·3학기 내내 비대면 수업
4차 유행 4학기도 불가피 … 등교 한번 못하고 졸업할판
휴대전화에 “대학 친구 이름·번호 한 명도 없어” 푸념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대학들이 비대면 방식의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면서 대학교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김금란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대학들이 비대면 방식의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면서 대학교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김금란 기자

 

“대학 축제도 즐기고 MT도 가고 대학 캠퍼스에서 누릴 수 있는 로망을 꿈꿨는데… 그런 것 한 번 못하고 졸업하게 생겼어요.”

이른바`코로나 학번'으로 불리는 20~21학번 전문대생들의 토로다.

캠퍼스 로망을 안고 대학에 입학한 코로나 학번 전문대생들은 `대학 로망'을 이루지도 못한 채 한 학기 뒤 졸업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 4차 유행으로 마지막 2학기 수업마저 대부분 대학들이 비대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불운의 코로나 학번들은 입학식 없이 시작된 대학생활을 마감할 처지에 놓였다.

대전보건대 의료경영과 2학년 이현진씨(21)는 이른바 코로나 학번으로 불리는 20학번이다.

지난해 2월 대학 입학을 앞두고 대학 생활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말로만 듣던 MT나 OT(오리엔테이션)도 그렇고 새로이 만날 친구, 선배들 생각에 설레임이 컸다. 그러나 기대감은 입학식부터 실망으로 바뀌었다. 입학식은 취소됐고, 1학년 1학기 수업은 전면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대학 캠퍼스를 한 번도 밟지 못했다. 마지막 학기도 똑같이 보내야 할 판이다.

대학낭만은 둘째 치고 강의실에 앉아 제대로 수업을 듣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본 기억도 없이 마지막 학기를 보내게 됐다.

이씨는 “고교시절 꿈꿨던 대학생활을 한 번도 누려보지 못한 채 마지막 학기를 보내야 하는 게 너무 슬프다”며 “1년 반의 대학생활을 했는데 휴대전화에는 대학 친구 이름과 전화번호가 한 명도 없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전문대생 뿐이 아니다. 일반대학 3학년에 편입된 학생들로 사정은 다를게 없다.

지난해 청주대 경영학과에 편입한 이모씨(27)는 “단 하루도 등교하지 못했다”며 “학교를 졸업해도 동기들과 동문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해 20학번 31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캠퍼스 로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20학번 10명 중 7명이 캠퍼스 로망을 전혀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캠퍼스 로망을 이루지 못한 이유로는 코로나19 때문이었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캠퍼스 라이프 확산(74.3%)이 1위로 꼽혔고 △각종 행사, 모임 취소(72.6%) △캠퍼스 방문이 어려워서(37.3%) 순으로 응답했다.

코로나로 경험하지 못해 아쉬운 캠퍼스 로망으로는 OT 및 MT(31.5%)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대학 축제(19.1%) △선배, 동기와의 친목(9.9%) △과팅, 소개팅, 미팅 등 새로운 만남(9.6%) △개강 및 종강 파티(8.5%) 등이었다. 코로나가 종식후 이루고 싶은 캠퍼스 로망 1위로는 52.6%가 대학축제를 꼽았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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