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진실 밝혀져 恨 풀리길…
왜곡된 진실 밝혀져 恨 풀리길…
  • 이상덕 기자
  • 승인 2007.07.11 2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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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위, 청원 분터골 유해발굴 개토제
   
"아버지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납니다. 저 찹초속에 묻혀 있다가 57년 만인 이제야 세상 빛을 보다니…."

박남순 청주·청원유족 회장은 보도연맹 집단학살로 돌아가신 아버지 유해를 찾을 수 있다는 한가닥 희망을 가진 채 눈시울을 붉혔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송기인·이하 진실화해위원회)는 10일 오전 10시 청원군 남일면 분터골 유해발굴 현장에서 보도연맹에 연루돼 학살당한 영령들을 위로하고 유해발굴 안전을 기원하는 개토제(開土祭)를 시작으로 발굴에 들어갔다.

비가오는 가운데 개최된 이번 개토제는 참석자들이 국화꽃을 일일이 헌화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이번 발굴을 통해 역사의 왜곡된 진실을 찾을 수 있도록 기원했다. 이날 발굴은 진실화해위원회 회원과 유족 등 1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분터골 발굴의 첫 삽을 뜨는 '시삽'을 시작으로 충북대 박물관 연구원 12명으로 구성된 청원 분터골 민간인집단희생유해발굴단(단장 박선주 충북대 교수)이 한달여간 200여구의 유해를 발굴할 예정이다.

송기인 위원장은 "전쟁초기 충북지역에서 민간인 학살 피해가 많이 발생해 이번 유해발굴로 진실을 밝혀 유족들의 한과 보도연맹 희생자들의 원한을 달래주길 빈다"고 말했다.

박남순 청주·청원 보도연맹 유족회장은 "잡초속에 아버지가 버려진 것 같아 아직도 눈물이 나고 간밤에 한숨도 못 잤다"며 "이제야 57년만에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 올 수 있어 죽어도 소원은 없다"고 밝혔다.

박선주 민간인 집단희생 유해발굴단 조사단장은 "말 한마디 못하고 희생당한 채 땅에 묻혀 왜곡된 역사의 진실을 밝히길 위해 조심스럽게 진행해 왔다"며 "국가와 국민의 이해와 관심으로 억울하게 희생당한 영령들의 한을 달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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