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횡포? … 공동개발 中企 `나몰라라'
대기업 횡포? … 공동개발 中企 `나몰라라'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1.07.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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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수십억 투자 … 해수부 신기술 인정 불구
현대건설, 대형 항만공사 유압장비 현장 사용 거부
우진폼테크 “개발자도 안쓰는 장비 낙인 피해 막대”
대형 케이슨 구조물 제작 공장형 시스템.
대형 케이슨 구조물 제작 공장형 시스템.

 

대기업이 지역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국산장비를 개발해 놓고 이를 외면하고 있어 `대기업 갑질' 논란을 사고 있다.

청주 소재 육상 금속 골조 구조재 제조 업체인 ㈜우진폼테크는 현대건설이 `공장형 케이슨 제작 유압장비'를 공동개발해 놓고 현장 사용을 거부하는 바람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있다고 주장했다.

공장형 케이슨 제작 유압장비는 대형항만공사에 사용되는 장비로 정부지원을 받아 국산화에 성공했다.

㈜우진폼테크는 “현대건설이 인천신항만 1~2단계 컨테이너부두를 수주하면서 공동개발한 유압장비를 현장에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다”며 “공동개발자인 현대건설이 사용을 거부하면서 개발자도 안 쓰는 장비로 시장에서 낙인이 찍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진폼테크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018년 우진폼테크에 공장형 케이슨 제작 유압장비의 특허 및 신기술과 산업통상부 신기술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곧바로 사용 가능한 Mock-up system(장비테스트용 시설물)을 공동개발해 현대건설 현장에 먼저 공급해 실적을 쌓은 후 국내외 현장에 보급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우진폼테크는 현대건설과 계약을 체결하고 3년간 수십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2020년 1월 기술개발을 끝냈다.

특히 이 기술은 수출기업 기술개발사업으로 지정돼 정부로부터 출연금 3억6500만원을 지원받아 추진됐다.

당시 대형항만공사에 사용되는 관련 장비는 외국회사가 독점으로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었다.

이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국산화 장비를 희망하는 상황이었고 정부도 관련 장비의 국산화 필요성에 따라 현대건설과 우진폼테크의 공동개발사업을 지원한 것이다.

현대건설과 우진폼테크가 공동개발한 유압장비는 항만 케이슨 제작 유압장비부문에서 해양수산부 장관 항만 신기술 인증을 받는 등 정부가 신기술로 인정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인천 신항만공사를 하면서 우진폼테크와 공동개발한 유압장비 사용을 외면한채 외국회사 장비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우진폼테크의 주장이다.

박영석 우진폼테크 대표는 “현대건설은 공동으로 개발한 장비를 먼저 사용하기로 한 공동연구 협약서를 무시하고 독점으로 공급하는 외국회사에 비싼 가격으로 발주했다”며 “이로 인해 공동개발에 참여한 기업은 물론 국책사업인 항만공사의 비용을 국외로 유출하는 등 국가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우진폼테크가 사활을 건 공장형 케이슨 제작 유압장비는 대기업의 횡포로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됐다”며 “이 사업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신기술인 만큼 공동으로 개발한 현대건설에서 인수하고 우리가 입은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동개발한 장비를 인천신항만공사 현장에 당장 적용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고 인천 현장에 투입하기에는 현재로서는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우진폼테크와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 협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엄경철 선임기자
eomkccc@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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